방중 리용호 만난 시진핑 “北-美 긍정적 진전 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8일 03시 00분


볼턴 “北 약속 이행땐 제재 해제… 2차 정상회담을 기회로 삼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 ‘대북 슈퍼 매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이 비핵화 성과를 보이면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6일(현지 시간) 미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위해 문을 열어뒀고, 북한은 그 문으로 걸어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차 정상회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말을 이행할 또 한 번의 기회”라며 “새해 첫날 이후 어느 때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는 말을 들어왔다. 우리는 성과를 볼 필요가 있다”면서 “성과를 얻는다면 (대북) 경제 제재 해제를 살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를 이행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만나 “올해 한반도 형세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며 “북-미 양측이 서로 합리적인 우려를 배려해 한반도 평화 과정에서 계속해서 긍정적인 진전을 얻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중국은 계속해서 남북관계 개선과 화해협력 추진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김 위원장의 안부와 축원을 시 주석에게 전한 뒤 “북한은 계속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한반도와 지역 평화 안정을 위해 중국과 밀접한 소통 협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시 주석을 면담하기 전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북-미 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방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일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문제 등을 논의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강 장관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7일 회담 자료를 내고 “양 장관은 기존 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미 고위급 회담에 앞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미가 ‘제재 유지’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 황인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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