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태닉, 침몰한 핵잠수함 탐사하던 美해군이 처음 발견”

1912년 대서양에 침몰한 타이태닉호를 1985년 발견한 사람은 지금까지 알려진대로 과학자들이 아니라 미 해군이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해군이 냉전시기에 침몰한 핵잠수함 2척을 찾던 과정에서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은 타이태닉호 잔해를 처음 발견했던 로버트 밸러드 전 해군 중령이 13일(현지시간) CNN에 밝히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밸러드는 “군 당국이 세상에 알리길 원치 않았기 때문에 내가 이야기를 지어내야 했다”고 털어놨다.

밸러드는 1985년 당시 미 해군 중령이자 우즈 홀 해양연구소과학자였다. 해군은 그에게 타이태닉을 찾을 수있는 기회와 자금 제공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 전에 1960년대 침몰한 미해군 핵잠수함 트레셔호와 스콜피온호를 먼저 찾는 것이 조건이었다.

밸러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잠수함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었다”면서 “해군은 내게 원했던 것은 (잠수함 침몰 장소로)돌아가, 러시아가 추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왜냐면 우리는 스콜피온호에 탑재된 핵무기, 그리고 잠수함에 있는 원자로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고 싶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타이태닉호에 대한 탐사는 이 작전을 은폐하기 위한 이야기로 활용됐으며, 언론은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밸러드는 밝혔다.

밸러드는 당시 핵잠수함 탐사를 끝내고 12일 동안 타이태닉호 탐사를 계속했다. 타이태닉호는 북대서양 해저 1만2000피트(약 3660m) 지점에서 발견됐다.

밸러드는 “타이태닉을 발견했을 때 당연히 우리 모두 흥분했다. 힘든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버저가 울리는 순간 승리의 득점을 올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타이태닉호의 발견은 당시 언론의 주목을 크게 끌었지만 탐사의 진짜 목적은 감춰졌다. 발견 뒤 뉴욕타임스에 게재된 기사에서 당국자들은 연달아 핵잠수함 발견 사실을 부인했었다.

당시 해군 대변인 브렌트 베이커 대위는 당시 프로젝트는 해양시스템이 작동을 검사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으며 과학자들도 군당국이 개입돼 있음을 부인했다. 우즈 홀 해양 엔지니어링 부서 책임자 로버트 스핀들박사도 “비밀은 없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밸러드는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당시 맡았던 다른 해군 임무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 아직 비밀 해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