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시진핑에 대한 불만 중국서도 만만치 않아”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18일 14시 17분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경기가 급격히 둔화되자 시진핑 주석이 성급하게 패권을 추구한 나머지 미국의 보복을 불러왔다는 불만이 중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와 미국과의 관계가 냉각된 것은 시진핑 주석에게 권력이 너무 많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공산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공산당 일부에서 시 주석에게 과도한 권력이 주어진 결과, 시 주석이 무리하게 ‘일대일로’를 추진하면서 미국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 공산당 내부에서도 반발 : 원래 경제를 담당했던 리커창 총리는 최근 경제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 리 총리 대신 시 주석의 심복인 류허 경제담당 부총리가 경제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리 총리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연설을 했다. 그는 이 연설에서 시 주석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공산국가인 중국에서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대신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을 언급했다. 덩샤오핑은 개혁개방을 단행했으며, 마오 시대처럼 권력이 일개인에 집중되지 않도록 집단지도 체제를 도입했다.

◇ 경기 나빠지자 시주석에 대한 불만 고조 : 런던에 있는 중국 연구소의 스티븐 창은 “미중 관계 냉각으로 인한 무역전쟁으로 시 주석의 정책에 대한 불만과 반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은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을 고조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기업 정부 가계가 모두 빚더미에 쌓여 있다. 이로 인해 소비가 진작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역전쟁으로 인한 충격까지 더해지자 중국 경기는 휘청거리고 있다.

유명한 이코노미스트인 런민대학의 샹송줘는 “경제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경제 정책의 혼선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영 기업들이 진짜 걱정하는 것은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고 정책의 불투명성, 정부의 신뢰감 상실”이라고 덧붙였다.

◇ 오죽했으면 덩샤오핑 아들이 시 주석 저격했을까? : 특히 덩샤오핑의 아들인 덩푸팡이 시 주석을 저격한 것은 중국 지식인층 사이에서 시 주석에 대한 불만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고 WSJ은 평가했다.

덩푸팡은 지난 9월 한 장애인단체 모임에서 “중국은 주제파악부터 해야 한다”며 시 주석을 일갈했다.

그는 “우리는 평화와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정책을 상기시켰다.

◇ 인민들도 시진핑보다 덩샤오핑 더 좋아해 : 시진핑에 대한 반대는 선전에 있는 개혁개방 기념관에서 드라마틱하게 나타난다.

지난 여름 선전에 있는 스코우(石口, 개혁개방을 실시한 첫 장소)기념관은 새단장을 했다. 당시 원래 있는 덩샤오핑 동상이 사라지고 빈 공간은 시 주석의 발언과 동영상으로 채워졌었다.

그러나 9월이 되자 시 주석의 어록 위에 덩샤오핑 어록이 다시 등장했다.

그 후 또 한달이 지난 10월, 시주석과 덩샤오핑의 어록은 모두 사라지고 원래대로 덩샤오핑 동상이 다시 돌아왔다.

박물관 대변인은 “관람객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다시 개조했다”고 밝혔다. 중국 인민들은 시 주석보다 덩샤오핑을 더 좋아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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