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웨일스 배리에 거주하는 85세 할아버지가 2살 난 이웃집 아이에게 14년 동안 받을 크리스마스 선물을 남기고 눈을 감아 화제가 되고 있다.
어느 날 현관문을 연 오언 윌리엄스는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이웃집 할아버지 켄의 딸이 들고 있는 커다란 비닐 봉투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켄의 딸이 들고 있는 봉투가 너무 커서 순간 안에 쓰레기가 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하지만 켄의 딸은 “아버지가 카디에게 몇 년 동안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남겼다”고 말했다.
봉투 안에는 쓰레기 더미 대신에 윌리엄스의 딸 카디를 위해 켄이 준비한 14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들어있었던 것. 윌리엄스는 순간 “목이 매어 왔다”고 당시 상황을 18일(현지시간) CNN에 전했다.
윌리엄스는 이어 “당시 내 아내는 아일랜드에 계신 장모님과 동영상 통화 중이었다. 내가 선물 꾸러미를 부엌 선반에 올려놓자 아내가 먼저 울기 시작했고, 나와 장모님도 곧 아내를 따라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 계속해서 선물이 나오는 매리 포핀스의 가방 같아 정말 믿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 동화를 만들어 낸다”며 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켄 할아버지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윌리엄스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연을 전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윌리엄스가 2년 전 처음 배리로 이사 왔을 때, 켄은 83세였다. 윌리엄스는 “켄은 우리집 건너편에서 한 6m 되는 사다리 위에 서 있었다”며 “켄이 곧 사다리에서 내려왔고 나는 그에게 와인 한 병을 건냈다. 켄이 나와 함께 있던 우리 집 강아지에게 애견용 초코 쿠키를 줬고, 그때부터 우리 집 강아지는 켄을 무척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켄의 첫 크리스마스 선물은 아동 도서였지만, 다른 선물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15살 된 카디에게 레고를 줄 수는 없는 일이니, 몇몇 선물은 카디에게 어울릴 것 같지 않다”며 “앞으로 14년 동안 어떻게 카디에게 선물을 전해줄 수 있을지 정신이 아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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