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권위있는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저명한 기자가 최소 14편의 기사 내용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해고됐다. 그가 조작한 기사 중에는 언론단체들이 주는 상을 수상한 것도 있다.
19일(현지시간) 슈피겔은 성명을 통해 자사소속 프리랜스 기자 클라스 렐로티우스(33)가 기사를 조작해온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슈피겔은 렐로티우스가 “광범위하게 기사를 조작했으며, 인물들은 만들어내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또 렐로티우스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그의 기사 내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이후 철저하게 조사한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슈피겔은 또 “70년 역사상 최악”이라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했던 렐로티우스는 결국 슈피겔에 게재된 기사들 중 14편의 내용을 조작했다고 인정했다. 슈피겔 측은 그보다 더 많은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렐로티우스는 대규모 이민 캐러밴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감을 강조하기 위해 가짜로 사례를 만들어내고,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는 수감자 이야기를 조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2011년 프리랜서로 슈피겔에 합류, 지금까지 60여편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번 사건은 1981년 워싱턴포스트 소속 퓰리처상 수상 기자의 기사조작 사건과 2003년 뉴욕타임스의 기사조작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마약에 빠진 가난한 흑인소년의 사연을 탁월한 취재력과 유려한 필치로 전달한 ‘지미의 세계’란 제목의 기사로 1981년 최고 영예인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후 이 기사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자, 기사를 쓴 재닛 쿡을 해고하고 독자들에게 사죄했다. 이 스캔들로 인해 워싱턴포스트는 ‘워터게이트 특종보도’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2003년 뉴욕타임스는 약 3년반동안 36건의 기사에서 취재원의 말을 꾸며내거나 다른 기사를 표절한 것으로 드러난 제이슨 블레어 기자를 해고했다. 블레어는 이라크 전에서 용감하게 싸우다 부상당한 여군인 일명 ‘제시카 일병’ 스토리를 감동적으로 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내용의 대부분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 및 조작된 것으로 그러나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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