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에 퇴위하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85세 생일을 맞아 자신의 긴 통치기간이 평화의 시대였던 것에 ‘깊은 안도’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에게 역사를 정확히 가르칠 것을 당부했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일왕은 사전 녹음된 연설에서 일본 국민과 그의 곁을 60년간 지킨 미치코 왕후에게 감사를 표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사그라진 수많은 목숨들에 대해 말하면서 목소리가 떨렸지만 이어 젊은이들에게 역사를 정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목숨들이 제2차세계대전에서 사라졌다는 것, 일본이 전후에 건설한 평화와 번영이 이 수많은 희생과 일본 국민들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위에 건설된 것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역사를 정확히 전후에 태어난 이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키히토 일왕은 자신의 재위 기간에 대해서도 “헤이세이 시대(平成·그의 재위 기간 연호)가 전쟁 없이 끝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안도감을 느낀다”고 했다.
아버지인 히로히토 일왕의 장남으로 태어나 왕위를 이은 아키히토 일왕은 이전의 왕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열 두 살 때 일본의 패전을 경험한 그는 평화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했다. 선대 왕들과 달리 평민인 쇼다 미치코와 결혼한 그는 1989년 히로히토 일왕의 사망으로 56세에 왕위에 올랐다.
일본 우익들의 압력에도 그는 야스쿠니 신사를 찾지 않았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과거사 인식 및 그에 따른 공식 행보에 큰 차이를 보여왔다. 퇴임하는 그의 자리는 장남인 마루히토 왕세자가 내년 5월1일 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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