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당국 “사망 222명·부상 843명”…사상자 늘 듯
“다중 위험 경보 시스템 부재가 피해키워”
인도네시아에 수백 명의 목숨을 앗은 쓰나미가 또 다시 발생했다. 지난 9월 말 2000명 넘는 사망자를 냈던 술라웨시 섬 참사 이후 3개월 만이다. 지난 쓰나미와 마찬가지로 조기 경보 시스템의 부재가 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져 예견된 재앙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쓰나미가 순다 해협 인근을 강타하기 직전까지도 아무런 경고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FP 통신, CNN 등에 따르면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22일 밤 9시 30분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남부 해안과 자바 섬 서쪽 끝 해안가에 쓰나미가 강타해 최소 222명이 사망하고 84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구호단체가 생존자를 구하기 위해 잔해를 수색하고 있어 사상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주택 558채가 무너지고 호텔 9곳, 식당 60곳, 배 350척이 심하게 손상되는 재산 피해도 잇달았다.
쓰나미의 원인으로는 순다 해협에 있는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 폭발의 영향을 받아 해저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산은 수일 동안 대기 중에 화산재를 분출하면서 폭발 징후를 보였다.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은 22일 오후 4시와 9시에 연이어 분화했다. 마지막 분화가 있은 지 24분 후 해안선 15~20m 지점까지 쓰나미가 밀려들었다고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은 설명했다.
특히 화산이 해안가와 너무 가까운 위치에서 폭발한 것이 인명 피해를 늘렸다. 영국 개방대학의 데이비드 로터리 교수는 “화산이 해변 인근에서 폭발하면서 쓰나미가 이동하는 시간이 너무 빨랐기 때문에 당국에 행동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술라웨시 섬 사태와 마찬가지로 조기경보시스템의 부재가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누그로호 대변인은 “쓰나미는 대기 조건에 의해 발생하는 해일보다 예측 가능성이 낮고 이동 속도도 훨씬 빠르다”며 “인도네시아에는 다중 위험 경보 시스템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어 지진과 화산 피해가 잦은 인도네시아에는 지난 9월에도 보르네오 동쪽 술라웨시섬 팔루에서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2200명이 사망했다. 2004년에는 수마트라 해안에 대형 쓰나미가 일어나 16만 8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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