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허물없이 경제 자문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무어 헤리티지 재단 연구원이 최근 주가 하락 등을 문제 삼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공개 비난했다.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설에 기름을 붓는 발언이다.
무어는 23일(현지시간) 방송된 라디오방송 ‘뉴욕 AM 970’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과 압박에도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것에 대해 “연준 의장이 우리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무어는 “우리 경제에는 더 많은 달러 유동성이 필요하다”며 “모두가 미국에 투자하길 원하고 전 세계가 달러를 원한다. 연준은 (금리를 인상해) 이들을 몰아내고 있고 주식 시장을 망가뜨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트럼포노믹스’(Trumponomics·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를 공동 저술한 아트 래퍼와 함께 백악관을 찾았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을 임명하는 대신 재닛 옐런을 그냥 뒀어야 했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무어는 “래퍼와 나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옐런이 지금 의장인 사람(파월)보다 더 안 좋을 순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무어는 파월의 통화 긴축 정책을 비판하면서 “적법하고 구체적인 이유를 갖고 그(트럼프 대통령)가 파월 의장을 정당하게 해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 이유는 그(파월 의장)가 우리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4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 증시 급락과 연준의 금리인상 등이 발생한 것에 격분하면서 파월 의장의 해임을 논의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독립성을 존중받아야 할 연준 의장을 대통령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임할 권한이 있느냐’는 논란이 커졌다.
백악관은 이틀이 지나서야 “파월 의장 해임이 논의되지 않았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1939년 연준 창설 당시 제정된 연준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연준 의장을 ‘적법하고 구체적인 이유로’(for cause) 임기 전에 해임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해임 이유가 ‘정치적인 의견 충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처럼 미 언론은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연준 의장 해임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행보, 거슬리는 사람은 대부분 해임해버린 전례 등에 따라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미지수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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