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7세 소녀가 고열에 시달리다 간부전으로 사망한 데 이어 두 번째
텍사스주 하원의원 “이민자와 망명자에게 의료지원 제공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미국 국경순찰대(CBP)에 의해 난민 보호소에 구금됐던 과테말라 출신의 8세 소년 펠리페 알론조 고메즈가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 시간) 새벽에 사망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BBC에 따르면 이달 초 역시 과테말라 출신인 7세 소녀 재클린 칼이 국경을 넘어오다 구금된 후 탈수증과 쇼크 증세를 보이다 간부전으로 사망한 바 있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中美) 국가를 떠나 미국으로 향한 대규모 이민자 행렬 ‘캐러밴(caravan)’을 막기 위한 CBP 구금 시설에서 어린이가 숨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인 셈이다.
CBP는 “소년 고메즈의 사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메즈는 24일 오전에 건강 이상 징후를 보여 아버지와 함께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감기와 발열 진단을 받고 페니실린계 항생제 아목시실린과 진통제 이부프로펜 처방을 받고 돌아갔다. 하지만 이날 저녁 병원으로 와서 심한 구토 증세를 보이다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아킨 카스트로 텍사스주 하원의원은 고메즈의 사망과 관련한 조사에 착수할 것을 주 의회에 요청했다. 카스트로 의원은 “우리는 미국이 이민자와 망명자의 인간적 존엄성을 존중하고 있으며 적절한 의료 지원을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린 소녀 칼은 보호소에서 며칠 동안이나 식수를 공급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사상 최연소(29세) 연방 하원의원(뉴욕주)으로 당선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민주당)는 트위터에 “이민자에 대한 포용을 반대하는 이들은 예수의 가족이 난민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구유에 놓인 아이들과 그 부모들의 행복을 기원한다”는 글을 올렸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CBP는 “25일부터 억류 중인 10세 이하 어린이 불법입국자 전원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구금 중인 어린이들을 돌보기 위해 다른 연방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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