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전문가 “출산율 감소, 걱정거리가 아니라 축하할 일”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26일 17시 42분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출산율 감소 현상이 걱정거리가 아니라 축하할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의하면 영국왕립과학연구소장 출신이자 3명의 자녀를 둔 세라 하퍼 옥스포드대 교수는 인구 증가 주장은 시대적으로 뒤떨어진 것이며 여성들에게 잠재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은 여성 1명당 평균 2.4명이다. 하지만 한국, 영국을 포함해 상당수 국가들은 합계출산율이 최소한의 인구 유지를 위한 대체출산율 2.1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05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올 4분기의 경우 0.97명으로 떨어졌다.

가디언은 한국이 출산율 증대를 위해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060억 파운드(약 151조6075억원)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유럽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로 지난해 1.34명을 보인 이탈리아 역시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셋째 아이를 낳으면 농지를 무상으로 제공키로 하는 등 낮은 출산율을 가진 대부분 국가들은 출산율 증대를 위해 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하퍼 교수는 인공지능, 이민, 건강한 노령층 등으로 더 이상 인구 증가 정책을 고수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또 경제 성장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정말 오래 전 얘기”라고 강조했다.

하퍼는 “환경적 관점에서도 출산율 감소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를 한 명 덜 갖게 되면 부모의 탄소 발자국은 연간 58t 감소한다”고 말했다.

출산율 감소에도 경제는 발전했고 나아가 공중 보건 개선, 유아 사망률 하락 등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하퍼는 “출산율이 하락하면서 여자들은 학교에 가고 직장에 들어가면서 출산 시기를 늦추게 됐다”며 “여성들이 일을 하면서 아이들 몇 명 낳을지에 대한 가족계획을 세우게 되는 등 여성 교육에 큰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출산율 하락으로 많은 국가들이 출산 장려 정책을 펴는 데 대해서는 “출산율 하락으로 해당 국가가 경제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는 두려움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퍼는 “AI, 로봇 등을 이용한 자동화로 산업 현장에서는 더 이상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며 “군대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군은 많은 사람이 필요했을 수 있으나 현대화된 군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민 역시 또다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독일 여성들은 평균 1.4명의 아기를 낳는다”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00만명의 난민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노동 인구가 더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퍼는 “이민은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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