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주권침해”…트럼프 기습방문에 냉담한 이라크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27일 14시 50분


이라크 정치권 “명백한 외교 규범 위반” 반발
이라크 총리 회담도 일정 문제로 취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국 기지를 찾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이라크 정치권의 분위기는 냉담하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 협의 없이 이라크를 기습 방문한 데다, 아델 압둘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 회담도 일정 문제로 취소하면서 이라크를 무시했다는 원성이 나온다.

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의회 내 이슬라흐 그룹을 이끄는 사바 알 사디 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의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했다”며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비상총회를 소집할 것을 촉구했다.

이슬라흐 그룹은 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2003년부터 미국 등 서방국의 침입을 반대해온 강경 성향의 조직이다.

의회 내 또 다른 정파인 비나 그룹도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은 노골적이고 명백한 외교 규범 위반”이라며 이라크 정부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비나 그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으로 미군의 존재와 그 목적에 의문이 제기된다”며 “이라크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쯤 이라크 바그다드 서쪽 알 아사드 공군기지를 깜짝 방문해 3시간30분여 동안 머물렀다. 그는 애초 마흐디 이라크 총리와도 회담할 계획이었지만 일정 문제로 취소돼 전화 통화로 대신했다.

이라크 정치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정부와 별다른 사전 조율 없이 미군 기지를 방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흐디 총리에게 자신이 있는 미 공군기지에서 만나자고 제안을 했고, 이 때문에 회담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이라크 총리실은 사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한다는 미국 정부의 통보가 있었고 ‘회담 방식에 대한 이견이 있어 전화 통화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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