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중국 업체가 해외에 수출하려던 사료용 돼지 혈구 단백분(粉)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서 한국에도 제품을 수출한다고 밝혔다.
25일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21일 톈진(天津)에서 톈진언비(恩彼)단백질유한공사가 해외에 수출하려던 73.93t 분량의 돼지 혈구 단백분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 업체가 생산한 돼지 혈구 단백분은 가축의 단백질 사료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톈진의 도축 가공 공장 12곳에서 도축된 돼지 혈구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중국 해관은 밝혔다. 해관총서는 사료 가공 기업이 이미 생산했거나 수출하려는 돼지 성분 사료 제품에 대한 아프리카돼지열병바이러스 검측을 강화하고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바로 봉인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 해관은 정작 이 돼지 혈구 단백분이 어느 국가로 수출될 예정이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동아일보가 확인한 결과 이 업체는 홈페이지에서 “남미, 동남아시아, 대만, 일본, 한국 등지의 여러 사료, 사육 기업과 고객에 우수한 사료의 단백질 원료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26일 “10월부터는 돼지 혈액을 원료로 한 중국산 사료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대만의 농업위원회는 “돼지 혈구 단백분을 수입한 적 없다”고 밝혔다. 홍콩 가축업연합회는 “가축이 같은 종류의 가축으로 만든 사료를 먹으면 사료에 잔류한 해당 동물의 바이러스 전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장 꺼린다”며 “홍콩 돼지 농가는 어류와 콩으로 돼지에게 단백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미 성(省) 34곳, 직할시 23곳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는 등 전국적으로 만연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중국에서 이미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사례가 101건에 달한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 전파 방지 수준을 ‘국가안보’급으로 올렸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중국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전염 상황을 숨기지 말라”고 주장했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당분간 중국에서 지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감염된 돼지의 혈액을 원료로 한 사료 공급, 감염된 돼지의 불법 유통, 감염 돼지 도축 후 판매, 도축 검사 부실, 생돈의 장거리 운송, 방역관리 부실 등이 원인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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