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박항서 감사제’ 韓관광객 싹쓸이 해결 나선 교민들 ‘훈훈’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2월 27일 16시 33분


사진=라까 공식 페이스북 캡처
사진=라까 공식 페이스북 캡처
박항서 감독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베트남 거주 한국 교민에게 제품을 공짜로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베트남 가죽 업체 ‘라까(LAKA)’가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이하자 이번에는 교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해당 업체 응우옌 딘 뜨 사장은 27일(현지 시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어제 수많은 한국인 고객이 매장을 찾아 이벤트 선물을 받아갔고, 대다수 고객이 추가로 상품을 구매했다”며 “베트남에서 사업하는 것으로 보이는 한 분은 매장 한 코너에 있는 가방을 몽땅 사주셨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인들이 우리 매장으로 감사를 표하는 전화를 수백 통 넘게 했다”고 전했다.

해당 업체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는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 관광객이 어려움을 겪게 해 부끄럽고 미안하다’ ‘한국인에게 호의를 베풀어줘 고맙다’ 등 댓글이 수도 없이 달렸다.

뜨 사장에 따르면 부산에서 카페 ‘라일라’를 운영하는 이동기 씨(50)가 라까 직원이 자신의 카페를 방문하면 식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올해 최우수 사원으로 뽑힐 직원에게 한국여행 기회를 제공하면서 해당 카페를 방문하도록 할 계획이다.

뜨 사장은 “한국인들에게 감사하다”면서 “한국과 베트남 관계가 나날이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앞서 박항서 감독이 이끈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5일 베트남 하노이의 미딩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스즈키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박항서 매직’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17일, 베트남 전역에 10여 개의 가죽 제품 매장을 둔 ‘라까’는 ‘박항서 감사 이벤트’를 시작했다. 연말까지 베트남에서 생활하거나 일하는 한국인에게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부온 메 투옷시에 있는 매장의 어떤 상품이든 1개씩 무료로 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이벤트가 국내에 보도된 이후 행사 대상이 아닌 한국인 관광객이 단체로 매장에 몰려가 공짜 상품을 싹쓸이했다는 씁쓸한 소식이 전해졌다.

라까 측은 25일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오후 4시부터 베트남에 장기간 체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서류(명함 등)를 제시하는 한국인에게만 선물을 주겠다”는 내용의 긴급 안내문을 게재했다.

관련 보도가 나간 후 국내에서는 ‘공짜’만을 좇는 일부 관광객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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