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김정은 신년사, 예상 키워드는 핵·경제·한국”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27일 17시 14분


북한 최고지도자가 매년 1월1일 내놓는 신년사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의 한 해 국정 운영 방향을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양측의 외교관계는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1일 발표될 신년사로 북미의 ‘화해’ 혹은 ‘대립’을 전망할 수 있다며 눈여겨 봐야 할 주요 키워드를 내놨다.

◇ 핵무기

첫 번째 키워드는 핵무기다.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언급한다는 것은 그 해 심각한 핵도발이 이어질 것을 의미한다.

김 위원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핵무력 완성이 임박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발언했다. 그해 7월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사거리는 6200㎞로 미국 하와이와 알래스카까지 도달 가능한 수준이었다. 이후 11월 발사된 ‘화성-15형’은 미 동부 워싱턴까지 사정권으로 넣었다.

2018년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는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여 있다”는 직접적인 위협의 메시지도 담겨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트위터에 “나는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고 글을 올리며 양측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올해 6월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은 “내 책상의 핵단추를 치우게 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며 “전 세계 사람들이 그걸 알고 당신을 존경해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신년사 역시 미국을 향한 유화의 메시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경제

북한 신년사에서 경제는 늘 커다란 화두다. 2018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인민경제계획을 앞당겨 수행하고 최고 생산을 기록했다”며 북한의 경제 수준을 자찬했다.

블룸버그는 사실상 이 주장에서 세계 빈곤국 중 하나인 북한의 위상에 대한 근본적인 우려를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4년 이후 북한 신년사에서 가장 자주 접할 수 있는 단어는 ‘경제’와 ‘건설’이다. 특히 북한은 올해 들어 핵·경제 병진 노선을 버리고 경제건설 총력 의지를 선언하는 등 경제 발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신년사를 통해 더욱 급진적인 경제 발전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블룸버그는 2016년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이 “경제 대국 건설을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한 직후 수소폭탄 실험 성공을 알렸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보도했다.

◇ 제재 완화

김 위원장은 2018년도 신년사에서는 전년도를 ‘영웅적 투쟁과 위대한 승리의 해’라고 정의했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제국주의자와 추종세력의 제재와 압박’을 이겨내고 이룩한 성과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연설이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 체제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압박을 주고 있는지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7년도 북한 경제성장률은 전년도와 비교하면 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제재 완화까지는 여전히 많은 산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 완화는 비핵화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 한국

2018년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부분은 평창올림픽에 참사 의사를 밝힌 것이었다. 이후 그는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등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블룸버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6월 북미 정상회담 주선을 하고 지속적으로 북미 관계 개선에 힘쓰는 등 양측 사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하며 신년사에서 한국에 대한 언급은 향후 북한의 대미 전략에 대한 축소판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26일 남북 관계자는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하는 등 어느 때보다 굳건한 신뢰 관계를 보여줬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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