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울 미세먼지 중국 탓 아니다” 주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8일 21시 48분


“서울 미세먼지는 중국 탓 아니라 서울 탓”이라고 주장한 중국
한국 측 “특정 사례로 주장한 아전인수” 반박

중국 정부가 돌연 “서울의 심각한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건너간 게 아니라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측은 “아전인수” 격이라고 반박했다.

중국 생태환경부 류여우빈(劉友賓) 대변인은 28일 베이징(北京)에서 연 브리핑에서 “최근 현상으로 볼 때 서울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은 서울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검측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중국의 공기 질은 대폭 개선되는 상황에서 한국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기본적으로 유지되면서 약간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주요 물질인 이산화질소(NO2)의 농도로 볼 때도 2015~2017년 서울의 NO2 농도가 (같은 기간) 중국 베이징,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 전문가팀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6, 7일 서울에서 심각한 대기오염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달 초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고강도의 대기 이동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서울의 오염물은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전문가 팀의 연구 역시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류 대변인은 “우리는 대기오염 해결 과정에서 환경 문제에 대응할 때는 자기 지역 오염을 해결하는 기초 위에서 지역 및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부터 해결하고 중국을 탓하라고 비꼰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류 대변인의 발언은 “최근 한국 대부분 지역에서 대기오염이 발생하자 한국 매체들이 한국의 스모그가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중국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나왔다. 하지만 중국은 서울의 미세먼지 발생에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계획된 발언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중국으로부터 한국에 오는 미세먼지의 이동 경로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많다. 베이징 옌타이 다롄 등 특정 경로만으로, 중국 책임이 없다고 하는 것은 아전인수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11월 6, 7일 등 특정한 사례만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미세먼지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는 종합적으로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이 미세먼지 영향에 대해 항의하면 중국은 ‘과학적 증거로 논증을 해보자’고 말해 왔는데 최근 5년간 베이징의 공기 질이 좋아지니 자신감을 갖고 중국 탓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윤완준특파원 zeitung@donga.com
베이징=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