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3차례 정상회담 열고… 美中, 3차례 보복관세 주고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9일 03시 00분


동아일보 선정 2018 10대 뉴스

《올해 남북한 정상회담이 3차례 열렸고, 북-미 북-중 정상회담으로 한반도가 세계 뉴스의 중심지였다.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튼 평창 올림픽과 방탄소년단이 일으킨 한류 열풍도 있었으나 미투, 집값 폭등,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파장을 일으켰다. 미중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주름살을 남기고 난민과 노란조끼 시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쓰나미) 등이 지구촌을 우울하게 했으나 태국 동굴소년 극적 구조가 모두를 즐겁게 했다. 내년에는 안팎으로 어떤 희비(喜悲)가 우리를 기다릴까.》

●국내

文대통령-金위원장 백두산 천지 함께 올라

4월 27일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북한 최고 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 땅을 밟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판문점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한 두 정상은 5월 26일 판문점에서 ‘깜짝 회담’을 열었다. 9월 18일 평양 정상회담에서 남북군사합의를 발표한 두 정상은 함께 백두산 천지를 오르기도 했다.

최저임금 급등-주52시간 도입 숨가쁜 변화

올해 최저임금 시급은 지난해보다 16.4% 오른 7530원이었다. 17년 만에 가장 높은 인상률이었다. 올해 7월부터는 300인 이상 기업의 주당 최대 근로시간이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됐다. 급격한 변화에 산업계는 전전긍긍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또다시 10.9%(시급 8350원) 오르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거리 시위에 나섰고, 정부는 수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대책들을 쏟아냈다.

서지현-안희정-고은… 한국사회 뒤흔든 ‘미투’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촉발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정치권, 문화계, 학계 등 각계에서 지위와 권력을 누리던 이들에 대한 미투 폭로가 이어지면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사퇴했고, 고은 시인은 명예를 잃었다. 이를 계기로 페미니즘 운동이 확산되면서 워마드, 일베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젠더 갈등이 심화됐다.

빌보드 차트 2차례 정상 오른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이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에 우뚝 선 한 해였다. 5월 외국어 앨범으로는 12년 만에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했고, 3개월 만인 8월에 또 한 번 정상에 올랐다.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2년 연속 수상하고 미국 ‘타임’지 표지를 장식했으며 한국 가수 최초로 유엔 총회 연설자로 나섰다.

홍천 41도 폭염 31.5일 ‘111년 만의 슈퍼폭염’

올여름 찾아온 ‘슈퍼 폭염’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지 111년 만에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8월 1일 오후 4시 강원 홍천에서 측정된 41도는 역대 최고기온이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5일로 ‘대폭염’을 기록한 1994년 31.1일보다 0.4일 많았다. 폭염으로 전국 곳곳의 해수욕장 이용객이 크게 줄고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시민들은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한반도 평화의 새 물꼬 튼 평창 겨울올림픽

17일간 타오른 평창의 성화는 한반도 정세 해빙의 서막이었다. ‘핵단추’ 운운하며 파국의 길로 치닫는 듯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을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내려보내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폐회식 참석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 방북을 거쳐 남북,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됐다.

서울 집값 역대 최장기 상승… 3기 신도시 발표

올해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집값 오름세가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1, 2월에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자고 나면’ 수억 원씩 올랐다. 잠시 숨고르기를 하던 서울 집값은 9월 한 달만 평균 2% 가까이 뛰어오르며 서울 전역에서 역대 최장기 상승을 이어갔다. 계속된 집값 상승에 정부는 주택 12만2000채를 짓는 ‘3기 신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검찰, 사상 초유 ‘양승태 사법부 재판개입’ 수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올 6월 18일 이후 만 6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법부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검찰 수사는 사법부 70년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검찰 수사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소송 지연에 법원행정처가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MB 구속수감 등 ‘적폐수사’ 2년째 드라이브

적폐 수사 드라이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검찰은 올 3월 2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뢰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수감된 것이다. 세월호 유족 사찰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은 12월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노회찬 전 정의당 원내대표는 특검 수사를 받던 도중인 7월 23일 투신해 사망했다.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시험지 유출 의혹’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에서 교무부장 A 씨의 쌍둥이 딸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나란히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하며 시험지 유출 의혹이 불거졌다. 여론이 들끓으면서 서울시교육청은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이어 경찰과 검찰은 A 씨가 두 딸에게 시험지를 유출했다는 결론을 내리고 구속 기소했다. 결국 쌍둥이 딸은 퇴학, A 씨는 파면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국제

美中, 총성없는 무역전쟁… 90일간 조건부 휴전

미국과 중국은 3차례의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총성 없는 전쟁’을 벌였다. 주요 2개국(G2)의 싸움에 세계 경제의 지축이 흔들렸다. 무역전쟁은 패권 싸움으로 확전되고 있다. 미중 정상이 12월 1일 회담을 갖고 90일간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특히 중국 통신장비회사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체포되면서 양국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서 첫 북-미 정상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만나 비핵화를 놓고 ‘세기의 담판’을 벌였다. 험악한 ‘말폭탄’을 주고받던 북-미 정상의 악수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전 세계 언론은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은 내년 이후로 미뤄졌다.

‘동남아 월드컵’ 우승까지… 베트남 ‘박항서 열풍’

베트남은 올 한 해 박항서 매직에 빠졌다. 지난해 10월 박 감독 부임 이후 베트남 축구 대표팀은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준우승, 8월 아시아경기 4강 진출에 이어 12월 ‘동남아시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베트남의 스즈키컵 우승은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베트남 국영방송은 박 감독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로힝야족-캐러밴… 전 세계는 지금 ‘난민 몸살’

세계가 난민·이주민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미얀마 소수민족 로힝야족은 미얀마군의 인종청소를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란하면서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난민 증가와 더불어 ‘반(反)난민’ 정서도 확산됐다. 특히 범죄와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려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의 규모가 커지자 미 행정부는 국경지대에 군 병력을 급파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시진핑-푸틴-아베… 한반도 주변 스트롱맨 시대

중국 일본 러시아의 ‘스트롱맨(강한 지도자)’들이 올해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월 종신 집권이 가능하도록 헌법을 개정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월 대선에서 4선에 성공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하며 2021년까지 총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佛 ‘노란조끼’ 시위… 伊 ‘포퓰리즘 정권’ 탄생

유럽 대륙에 포퓰리즘 바람이 거셌다. 이탈리아의 극좌 오성운동과 극우 동맹당이 6월 연정을 구성하며 서유럽 최초의 포퓰리즘 정권을 탄생시켰다. 9월 스웨덴 총선에선 극우 스웨덴민주당이 돌풍을 일으키며 제3당이 됐다. 11월 시작된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는 정부의 유류세 인상을 저지하며 유럽과 중동의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고 있다.

美, 시리아 철군등 중동문제서 발빼기 본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동 문제 발빼기’에 나서면서 안보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의 반대에도 시리아 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시키겠다고 19일 발표했다. 이에 반발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임 의사를 밝혔고, 미국의 이슬람국가(IS) 격퇴 담당 특사도 사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감축도 검토 중이다.

태국 동굴소년 12명 ‘기적의 생환 드라마’

6, 7월 태국 치앙라이주 동굴에서 ‘기적의 생환 드라마’가 펼쳐졌다. 6월 23일 비를 피해 동굴에 들어갔다가 고립된 유소년 축구팀 선수 12명과 코치는 실종 열흘 만에 발견됐고 태국 네이비실과 다국적 구조팀의 노력 끝에 7월 10일 전원 구조됐다. 좁은 구간을 빠져나오기 위해 잠수 훈련까지 받았다. 생환 드라마는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많은 감동을 줬다.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카슈끄지, 터키서 피살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비판해온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암살팀에 살해됐다. 터키는 살해 정황이 담긴 녹음테이프까지 공개하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암살의 ‘몸통’으로 지목했지만 사우디는 부인했다. 이 사건으로 여성에게 운전을 전면 허용하는 등 사우디 개혁을 진두지휘해온 무함마드 왕세자의 이미지는 추락했다.

산불 폭염 강진 태풍… 지구촌 덮친 기상이변

올해 기상이변과 자연재해가 유난히 잦았다. 여름철 극심한 폭염으로 세계 곳곳에서 사망자가 속출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대형 산불들이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가 컸다. 인도네시아에선 9월 술라웨시섬을 강타한 규모 7.5의 강진 등 연이은 지진과 쓰나미로 3000명 이상이 숨졌다. 강진 태풍 폭우 피해를 입은 일본은 ‘재앙 재(災)’자를 올해의 한자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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