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기업가문 父子 재산싸움…“자식에 지분 준 건 실수”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일 14시 36분


고가 아파트 매매 놓고 갈등 시작
“더없이 어리석었다”…증여재산 환수 소송

인도의 섬유기업 레이먼드 그룹의 부자(父子)가 치열한 재산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자야프 싱가니아와 그의 아들 가우탐과의 갈등은 지난 2015년 비자야프가 그룹 지분 37%를 아들에게 넘겨준 다음 시작됐다.

비자야프는 지난 2007년 가족 갈등 이후 합의에 따라 인도 금융수도인 뭄바이에 있는 36층짜리 아파트를 받기로 돼 있었는데 아들인 가우탐이 이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비자야프가 아파트 매매로 합의한 가격은 시장가인 수천만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이에 가우탐은 그룹 이사회에 ‘회사의 소중한 자산을 팔아선 안된다’며 매매를 반대했다.

두 사람의 불화가 깊어지면서 그룹 이사회는 비자야프의 ‘명예 회장’ 칭호를 취소했고 비자야프가 회사에 보낸 서한에서 모욕적인 단어를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비자야프는 자신이 사무실에서 육체적으로 퇴거당하고 인도의 영예로운 민간 훈장인 ‘파드마 부샨’을 포함한 그의 재산을 도둑질당했다고 반발했다.

지난 2년 간 아들과 말도 섞지 않았다고 말하는 비자야프는 인도 법원에 자녀에게 줬던 재산을 다시 회수하는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인도 법원은 최근 만일 부모가 그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자녀에게 증여했던 재산을 되돌려받을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비자야프는 레이먼드 그룹 경영권을 가우탐에게 줬던 것을 “더없이 어리석다”고 표현하면서 그를 회장 자리에서 축출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비자야프는 “나는 부모들이 평생을 벌어온 재산을 자식에게 줘버리는 실수를 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가우탐은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가우탐은 “옳은 일을 했다. 아들로서 내가 할 일은 레이먼드 그룹 회장으로서 해야 할 일과 다르다”며 “이사회 멤버(비자야프)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회사의 자산을 취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925년 설립된 레이먼드 그룹은 인도의 대표적인 섬유기업이다. 비자야프는 소규모 섬유 회사를 누구나 아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로, 레이먼드는 오늘날 고급 양모 양복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업체 중 하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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