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언제든 마주 앉을 준비”…트럼프 “나도”
협상 재개 기대속 “크게 달라진 것 없다” 평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새해 시작과 함께 제2차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확인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북한 비핵화 논의에 숨통이 트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언제든 또 다시 미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나 역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사엔 “미국이 일방적으로 제재·압박으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대미(對美) 경고성 메시지도 담겼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선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김 위원장이 “우린 이미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이란 데 대해 내외에 선포하고 여러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강조한 사실에 주목했다.
미 국무부 출신의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 연구원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지도자가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육성으로 얘기했다”며 “정확히 무슨 뜻인진 모르겠지만, 김 위원장이 말한 것인 만큼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특보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물질 생산 동결과 핵무기·물질의 해외 이전 금지에 동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이런 조치가 성실히 취해진다면 (싱가포르 합의 이행의) 중요한 과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 당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요구사항이 좀 더 명확해지긴 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북한은 싱가포르에서 미국의 비핵화 정의를 수용하길 거부했다”며 “그 차이엔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북한 비핵화’의 동의어로 간주하고 있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엔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과 주한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중단하는 것까지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남북한의 군사적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조치로서 “외세와의 합동군사연습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하며, 외부로부터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전쟁장비 반입도 완전히 중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화해의 징표인)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지만 가시가 매우 날카롭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2차 회담에 나오되 ‘거래’를 할 준비를 하란 메시지를 보냈다”고 해석했다.
북한은 그동안 핵실험장 폐쇄 등에 상응하는 조치로서 미국에 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과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해왔으나, 미국 측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이전엔 제재 완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연내 일정 수준의 제재 완화를 얻어내고자 결심한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그러려고 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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