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 vs 포퓰리즘’ 5월 EU의회 선거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일 03시 00분


미리 본 올해 지구촌 주요 선거

올해는 80개 이상의 국가에서 크고 작은 선거가 치러진다.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과 보호주의 열풍이 거센 가운데 현재 기득권을 잡고 있는 자유주의 세력과의 격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에 따라 유럽과 중동의 국제 질서는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인구 5억 명에 달하는 유럽의 관심은 5월 23∼26일 진행되는 유럽연합(EU) 의회 선거에 쏠려 있다. 유럽의회 선거는 통상 투표율이 50%를 밑돌 정도로 국내 선거에 비해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EU 의회는 창설 이후 ‘친(親)EU-자유주의’ 세력이 장기간 집권해 왔으나 이에 맞선 ‘반(反)EU-포퓰리즘’ 세력이 강한 도전장을 내밀며 역대 가장 치열한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이탈리아, 프랑스, 헝가리 등의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자유주의 세력으로 분류되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두 정상은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에서 공동 예산을 도입해 회원국 재정 격차를 줄이고 EU 국방 통합과 이민 제한 및 국경 통제 등의 EU 개혁으로 환심 사기에 나섰다.

이번 선거는 비슷한 정치적 성향의 세력이 얼마나 힘을 모을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EU, 반난민 포퓰리즘 세력은 자국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4개 그룹으로 나뉘었고 마크롱도 아직 메르켈이 주도하는 자유주의 세력과의 결합을 유보하고 있다.

3월 31일 우크라이나 대선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지역 정세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함정을 나포하면서 긴장감은 더 높아진 상황. 대선 과정에서 갈등이 격화될 경우 미국-유럽과 러시아의 물리적 충돌이 재연될 수 있다. 반러시아 성향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와 페트로 포로셴코 현 대통령이 지지율 1, 2위를 달리지만 부패와 경제난으로 지지율 자체는 10%대에 그치고 있다. 유력 후보가 없어 러시아의 선거 개입 가능성은 크다.

2009년부터 장기 집권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심판대에 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맺은 정전협정에 대한 내부 반발과 자신과 가족의 부패 수사 등으로 입지가 흔들리자 4월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네타냐후 총리가 패해 물러나면 미국이 구상 중인 ‘신(新)중동 평화 계획’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아랍 국가들의 갈등을 가라앉혀 평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을 취해 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한 극우 성향 인물이 총리에 당선되면 중동 정세에는 혼란이 불가피하다.

인도는 4∼5월, 캐나다는 10월에 총선을 치른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연임을 노리지만 둘 다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포퓰리즘에 따른 경제난으로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아르헨티나도 10월 총선이 예정돼 있다.

파리=동정민 ditto@donga.com / 카이로=서동일 특파원
#eu#선거#국제#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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