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라이벌인 애플 아이폰으로 쓴 새해 인사를 올려 망신을 당한 중국 화웨이가 결국 담당 직원의 직급을 강등하고 월급까지 삭감했다고 3일 중국 신경보(新京報) 등이 보도했다.
로이터 등 서구 언론이 입수한 화웨이 내부 문건에 따르면 화웨이는 디지털마케팅팀 팀장을 포함한 관련 직원 2명의 직급을 한 단계씩 강등하고 월급도 5000위안(약 82만 원)씩 깎았다. 이 디지털마케팅팀 팀장은 향후 12개 월 간 월급 동결 처분도 받았다.
화웨이는 지난달 12월 31일 ‘화웨이 전 직원이 행복한 2019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새해인사 트윗을 올렸다. 하지만 게시물 끝에 ‘아이폰에서 작성’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것이 알려져 후폭풍을 낳았다. 화웨이 측에서 재빨리 게시물을 삭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화면을 캡처한 누리꾼들 덕에 이 소식은 전 세계로 퍼졌고 화웨이의 망신살도 뻗쳤다.
이번 사태는 ‘가상사설망(VPN)’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VPN은 트위터 같은 해외 소셜미디어의 접속이 차단된 중국에서 해외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에 접속하기 위해 필요한 가상의 네트워크 연결망. 신년 인사를 올리려던 화웨이의 소셜미디어 담당 직원은 자신의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VPN을 작동할 수 없자 VPN 기능이 있는 아이폰에 해외 로밍 심카드를 끼워 해당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제품이 중국 업체를 곤혹에 빠뜨린 ‘독사과’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 관영지 환구시보와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의 편집장인 후시진(胡錫進)은 지난해 아이폰을 사용해 화웨이를 지지하는 글을 썼다 조롱거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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