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마비로 납세자 질문에 응답 못해
아메리카원주민·성폭력 피해여성 지원도 중단
2주째 지속되고 있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의 여파로 애꿎은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었다. 워싱턴DC에선 애꿎은 예비부부들이 혼인신고를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미 온라인매체 버즈피드는 대니엘 지애나코풀로스·댄 폴록 부부가 지난달 28일 결혼 이틀 전 혼인신고를 하러 워싱턴DC 관공서에 찾아갔지만 “셧다운으로 관공서가 닫혔다”는 얘길 듣고 돌아서야 했다고 전했다.
혼인신고 업무가 마비된 이유는 워싱턴DC가 위치한 컬럼비아 특별구가 미 의회로부터 일부 예산을 배정받기 때문이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하는 ‘미-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자금 50억달러를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할지를 놓고 의회에서 여야가 충돌하면서 지난달 22일 0시부터 시작됐다.
◇국세청 마비…美원주민·여성폭력방지 지원 업무도 ‘얼음’
셧다운은 미국인들의 일상 곳곳에 마수를 뻗치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미 국세청(IRS)은 빗발치는 납세자들의 질문에 응답하지 못하고 있으며, 감사 업무도 완전히 중지한 상태다.
당장 납세 기간이 1월 말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IRS는 셧다운 종결이 가장 시급한 기관 중 하나다. 현재 IRS에서는 소속 직원 중 8분의 1만 근무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들에겐 더욱 뼈아픈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셧다운으로 아메리카원주민들에 대한 지원도 잠시 끊겼다고 전했다. 아메리카원주민 일부 부족들은 연방정부에 땅을 내준 대가로 건강보험이나 교육 혜택을 받고 있기에 셧다운은 이들의 일상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여성폭력방지법(VAWA)에 근거해 성폭력으로부터 살아남은 여성들을 지원하는 정부 프로그램도 일시정지됐다.
다만 셧다운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겐 골칫거리였던 일도 잠시 멈춰졌다. 법무부 마비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수사가 중지된 것.
트럼프 대통령에겐 일종의 ‘시간 벌기’가 된 셈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된 보수조항 위반 소송에서 대통령측 변호사들은 셧다운을 빌미로 사건 관련 기록물 제출 기한을 늘려달라고 연방 항소법원에 요구했다.
이 밖에도 Δ주택자금 지원 Δ중소기업 지원 Δ농가 개발 지원 업무가 마비되고 Δ국립공원 Δ국립박물관 Δ국립동물원 등 다양한 기관이 문을 굳게 닫고 있어 셧다운 종식을 외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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