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초의 셧다운은 제럴드 포드 대통령 재임 기간인 1976년 9월 30일 발생했다.
워터게이트 사태로 갑작스레 권좌에 오른 포드 대통령은 ‘선거로 뽑히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정통성 논란에 시달렸다. 오일쇼크에 따른 인플레, 만성 재정적자 등도 그를 괴롭혔다. 이 와중에 야당 민주당이 복지·노동·교육을 총괄하는 신설 부처를 만들겠다고 하자 포드는 거부권을 행사했다.
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고 같은 해 10월 10일까지 총 10일간 연방정부가 마비됐다. 포드 대통령은 한 달 후 치러진 대선에서 민주당의 지미 카터에게 백악관을 내줬다.
카터 대통령도 집권 첫 해인 1977년에만 세 차례의 셧다운을 겪었다. 이는 소위 ‘낙태 셧다운’으로도 불린다. 당시 집권 민주당은 낙태 비용을 저소득층 의료보험(메디케이드) 예산에서 보조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공화당은 반대했고 셧다운으로 이어졌다. 카터는 1978년과 1979년에도 각각 한 차례씩 셧다운을 경험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횟수로는 미 대통령 중 최다인 무려 8차례의 셧다운을 겪었다. 집권 공화당과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국방, 교육, 해외 원조 등 각종 예산안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이에 1981년(1회), 1982년(2회), 1983년(1회), 1984년(2회), 1986년(1회), 1987년(1회) 등 거의 매년 셧다운이 발생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재임 중 두 차례의 셧다운을 겼었다. 두 번째 셧다운은 1995년 12월 15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21일간 이어졌다. 1회 셧다운 기간 중 가장 길다.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 셧다운은 미국 연방정부의 공공업무가 일시 정지되는 현상이다. 예산안이 제출 기한 안에 의회를 통과하는 데 실패하거나 대통령이 통과된 예산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때 발생한다. 셧다운이 발생해도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에 직결되는 필수 서비스, 즉 국방, 범죄 수사, 소방, 교통 업무는 차질 없이 가동된다. 반면 여권 및 비자 발급, 정부 발주 공사, 국립공원 도서관 박물관 면허시험장 운영 등은 중단된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한기재 기자 /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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