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불법 수출한 플라스틱 쓰레기 6300톤이 조만간 한국으로 되돌아온다. 해당 플라스틱 쓰레기는 지난해 7월 5100톤, 10월 1200톤 등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으로 보내졌다.
김미경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플라스틱 캠페인 팀장은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불법 수출된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부분이 필리핀 주민들이 살고 있는 거주 지역 바로 옆에 방치돼 있다”며 “쓰레기 사이에 물웅덩이가 생기면서 파리나 모기 같은 해충들이 발생하고 또 악취가 많이 발생하면서 인근 마을 주민들이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플라스틱 쓰레기는 수출 업체가 플라스틱 원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합성 플레이크 조각으로 허위 신고를 해 필리핀에 보냈다. 하지만 그 내용물은 플라스틱 외 기저귀, 배터리와 같은 유해물질이 섞여있는 혼합 쓰레기였다.
김 팀장은 “필리핀 관세청에 의해서 이 쓰레기가 불법 수출이라고 판단이 되어 지금까지 압류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기저귀나 배터리 같은 유해물질이 섞여 있기 때문에 국가 간의 유해물질 이동을 제한하는 바젤협약을 위반했다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환경부는 필리핀에 수출된 플라스틱 쓰레기 6300톤을 국내로 다시 들여오기 위해 필리핀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지난 4일 밝혔다.
김 팀장은 쓰레기 불법 수출도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무분별한 플라스틱 소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나라 중의 하나로 그만큼 폐기물 발생량도 많다”며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이 플라스틱 소비량이 671만 톤. 이는 플라스틱 생산 설비를 갖춘 63개국 중에 3위”라고 밝혔다.
현재 플라스틱 쓰레기가 다른 플라스틱 제품이나 원료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30% 정도 밖에 안되는 실정으로, 나머지는 소각·매립 또는 이와 같이 다른 나라로 수출이 되고 있다.
김 팀장은 “플라스틱이 대중적으로 사용된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생산된 플라스틱의 총량은 무려 83억 톤에 이른다. 그런데 이 중에 거의 대부분인 63억 톤이 폐플라스틱으로 버려졌다”며 “버려진 플라스틱 중 9%만이 재활용됐고,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자연환경으로 흘러들어가서 지구 어딘가에 그대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일회용 플라스틱 관련된 정책들이 긍정적인 움직임이지만, 여전히 재활용이나 폐기물 비율을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기업들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기업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대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이런 플라스틱의 다양한 문제들이 해결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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