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셧다운 ‘16일째’…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 압박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7일 11시 36분


정부-민주당 주말 회동서도 교착 상태
“군대 동원해 국경장벽 쌓겠다” 재차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철제 슬레이트 장벽. © News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철제 슬레이트 장벽. © News1
미국 남부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대치에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3주째를 맞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압박과 회유라는 이중 전략을 본격화했다. 그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고 재차 경고하는 한편 벽의 재료가 꼭 콘크리트일 필요는 없다고 한 걸음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겠다”며 “앞으로 며칠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따라 군을 이용해 벽을 쌓고 의회를 건너뛸 수 있다”고 거듭 위협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지도부의 주말 회동에서 아무런 결실이 보이지 않자 이틀 만에 또다시 경고장을 보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적법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담 스미스 군사위원회 위원장(워싱턴·민주)은 “어디에 ‘비상사태’가 있느냐. 이 경우에 법원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에서도 국가비상사태 선포 구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처드 셸비(앨라배마·공화)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힘이 있다. 그러나 장벽 건설은 올바른 방법, 의회 입법을 통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라는 강경책과 함께 ‘반드시 콘크리트로 벽을 쌓아야 한다’는 기존 요구에서 한 걸음 양보한 절충안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양보 차원에서 콘크리트 대신 ‘철제 장벽(steel barrier)’을 쌓겠다”며 “철제 슬레이트로 만든 장벽은 (콘크리트에 비해) 아름다고 더 강하다”고 주장했다.

철제 장벽은 앞서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뾰족한 철제 장벽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 속 디자인을 보면 세로 형태의 철제 슬레이트를 연결하는 구조로 장벽 윗부분에는 뾰족한 창살이 있다.

그는 국경 장벽에 대한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하기 위해 미국 철강회사 사장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강철 장벽에 대한 자금 지원은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타협 가능성이 열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철제 슬레이트 장벽을 수용하는 대신 정부에 어릴적 불법 이민해 자란 청년들을 뜻하는 ‘드리머’(Dreamers)들에게 합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철강 가격 상승으로 건설 비용이 올라가는데다 슬레이트 사이의 간격이 넓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예산 56억달러를 요구하자 민주당 지도부가 이 국경장벽 건설 비용이 포함된 예산안을 거부하면서 지난 22일 셧다운 국면을 맞았다. 이에 약 80만 명의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16일째 해고되거나 급여를 받지 않은 채 일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가 가장 오랫동안 셧다운으로 문을 닫은 것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로 1995년 12월16일부터 이듬해 1월5일까지 이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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