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멕스, 대도시 연결되는 주요 송유관 일부 폐쇄
군대 배치해도 절도문제 해결 못해
휘발유 절도를 막기 위해 송유관과 정유공장을 폐쇄한 멕시코가 이제는 그 여파로 휘발유 부족사태를 맞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주말 멕시코 국영 석유업체 페멕스는 6개 정유공장에서 대도시로 이어지는 주요 휘발유 송유관을 일부 폐쇄했다. 대신 유조차 등 더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드는 운송수단을 통해 석유를 공급하는 쪽을 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페멕스가 휘발유와 디젤 등 정유제품들을 훔쳐내는 범죄 조직들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멕시코의 범죄 조직들은 송유관에서 매년 수십억달러 규모 정유제품을 절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송유관이 폐쇄되자 멕시코 각지에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소 6개 주 내 주유소 곳곳에서 사람들이 긴 줄을 형성했다고 보도했다.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자동차 운전자들이 연료를 채우기 위해 앞다퉈 몰려들자 일부 주유소가 폐쇄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멕시코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터넷에서는 멕시코 정부의 조치를 ‘은행강도를 막기 위해 은행을 폐쇄하는 것’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불과 지난달에 취임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위기에 처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 “공급량이 충분하다”고 밝혔지만 이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구스타보 데 오요스 전국고용주연맹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휘발유가) 부족하지 않다는 건 커다란 거짓말이다. 수백명의 사람들과 수천개의 기업들이 이를 증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군인 900명과 헌병 4000명을 휘발유 절도 취약지점에 배치하기도 했지만 이도 효과를 보지 못 하고 있다. 멕시코시티에 거주하는 곤살로 몬로이 독립 에너지 컨설턴트는 “군대가 그 곳에 영원히 머물 수 없을 뿐더러 페멕스의 송유관을 이 정도 규모의 군대로 모두 보호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WSJ는 업계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멕시코 신임 정부의 시도는 의미있었지만 사전에 대중들을 교육해 변화에 적절히 대비하는데 실패했으며 충분한 공급량이 있다는 확신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송유관을 개방한 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는 절도행위를 묵인하는 것이다”라며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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