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된 유조차 탱크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퍼가려던 주민들이 갑작스러운 화재로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1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나이지리아 남동부 오둑파니에서 운행 중이던 대형 유조차가 도로에서 미끄러지면서 뒤집혔다. 사고 이후 인근 주민들은 망가진 유조차 탱크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모으려고 몰려들었다. 그러나 갑자기 화재가 발생해 유조차가 폭발하면서 12명이 숨졌다. 이린 우그보 현지 경찰 대변인은 “사망자 이외에 22명이 심각한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추가 사상자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폭발 원인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은 주민들이 연료를 빨리 담으려고 사용한 전기 발전기에서 불똥이 튀었거나 철제 용기들이 부딪치며 불꽃이 튀었고 기름에 옮겨붙으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언론에 “사상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 큰 웅덩이가 있었고 수십 명이 웅덩이에서 기름을 담으면서 갑자기 불길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목격자 중 한 명은 AP통신에 “경찰은 일부 시신만 발견했다. 불길이 워낙 거세 상당수는 이미 재로 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여성과 어린이 등 20구 이상의 시신이 인근 관청으로 옮겨졌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석유 생산국이다. 빈곤층에서는 석유 파이프라인과 유조차 등에서 새는 기름을 모아 팔며 생계를 꾸리고 있다. 하지만 기름 수집은 화재 위험이 매우 커서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할 때가 많다. 2012년 전복된 유조차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인근 주민들이 퍼내다 화재가 발생해 104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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