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 등 주요 대학 7개 연구진이 비트코인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암호화폐를 공동으로 만든다.
17일(현지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스탠퍼드대학·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 등 7개 대학 공동 연구진이 비영리 연구단체 ‘분산형기술연구소(DTR)’를 설립해 암호화폐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개발하려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명칭은 ‘유닛-이(Unit-e)’로 명명됐다. 이들은 비트코인보다 1초당 처리속도가 최대 1만건 빠른 암호화폐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1초당 결제건수를 5~7건밖에 처리하지 못해 일상에서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기 너무 느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는 신용카드 비자(VISA)가 1초당 최대 2만4000건을 처리할 수 있는 것에 비하면 거북이 수준이다. DTR 측은 자체 개발한 새로운 합의 알고리즘과 거래를 각 노드에서 분할 처리하도록 하는 기술 ‘샤딩(Sharding)’ 등을 통해 1초당 최대 1만건의 처리속도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DTR은 올 하반기 ‘유닛-이’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급결제수단으로 실제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암호화폐로, 대중화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DTR 설립에 투자한 블록체인 전문 헤지펀드 ‘판테라 캐피털’의 조이 크루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빠른 시간 안에 네트워크를 확장하지 못하면 암호화폐는 처음 나왔을 땐 신선했지만 현실에선 작동하지 않는 아이디어 취급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유닛-이가 널리 보급돼 시장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추진 중인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의 가버 거백스 디지털 자산 총괄은 “비트코인보다 낫다고 자처하는 암호화폐가 또 나왔다”며 “비트코인은 학술적 연구나 사고실험 대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암호화폐 거래플랫폼 이토로(eToro)의 마티 그린스펀 선임 시장분석가는 “기술적으로 비트코인보다 나은 암호화폐는 이미 수천개나 있다”며 “시장점유율은 기술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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