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정책난맥 비판 쏟아내자… 트럼프, 트윗 10여개 올리며 불만
공무원 실업수당 청구 1만건 넘어… 생활고에 TV-반지 등 전당포 맡겨
2017년 1월 20일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취임 2주년을 맞았다. 국경장벽 건설 논란으로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시작된 ‘연방정부 업무정지(셧다운)’는 30일을 넘긴 채 매일 역대 최장 기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한 달이 되도록 셧다운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2년 실적에 대한 미 언론의 평가는 사뭇 냉랭하다. 임기 반환점을 돌며 2020년 대선을 준비해야 할 시점에 민주당의 공세와 싸늘해진 민심으로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날 CNN, CNBC, 워싱턴포스트(WP) 등은 미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의 최근 보도로 논란이 가열된 ‘러시아 스캔들’ 의혹, 이에 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막바지 수사, 미 경제 성장 둔화, 갑작스러운 시리아 철군 등 안팎의 난제를 문제 삼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이고도 변덕스러운 행보 때문에 미국의 국내외 중요 현안이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WP는 아예 ‘트럼프가 재선되지 못할 수 있는 5가지 이유’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언론의 잇따른 비판을 접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폭풍 트윗’을 이어가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하루에만 민주당 주요 인사 공격, 국경장벽, 지지율 등을 주제로 10개가 넘는 트윗을 올렸다.
특히 그는 ‘대통령 탄핵도 주저하지 않겠다’며 백악관과 강대강 대치 중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향해 여러 차례 독설을 쏟아냈다. “낸시, 조심하라!” “역겨운 샌프란시스코(펠로시 의장의 지역구) 거리 청소나 해라” “민주당은 이기지도 못할 2020년 대선만 바라보고 있다”는 트윗이 잇따라 올라왔다. 펠로시 의장 역시 “이달 29일로 예정된 대통령 연두교서 발표를 연기하라”며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민주당에 불법 체류 아동 및 청년의 추방유예 제도인 ‘다카(DACA)’ 연장과 57억 달러(약 6조4200억 원)의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맞바꾸자는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단칼에 거절당했다.
양측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자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공화당)는 이번 주 안에 국경장벽 예산안을 상원 표결에 부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공화당은 상원 100석 중 53석만 점유하고 있다. 가결에 필요한 60석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어서 예산안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 와중에 셧다운 장기화로 한 달째 급여를 받지 못한 80만 명의 연방정부 공무원이 생활고를 호소하면서 민심도 악화되고 있다. 공무원 일부는 급전을 위해 대형 TV, 결혼반지 등을 전당포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월 첫째 주 미 공무원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그 전주보다 5694건 늘어난 1만454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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