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실무 협상서 의견 접근
소식통 “ICBM 폐기 스몰딜 넘어… 내년말 비핵화 완료 명시 가능성”
북-미가 다음 달 말 2차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0년 말까지 비핵화 완료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담는 ‘빅딜’ 합의에 교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하면 미국이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수준의 ‘스몰 딜’에 그칠 것이란 그간의 관측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비핵화 협상이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다.
23일 북-미 상황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획기적인 비핵화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워싱턴 방문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에 비핵화 완료 시한은 물론이고 북-미가 주고받을 조치들이 포괄적으로 담길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김영철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과 북-미 고위급·실무급 회담을 통해 2020년 말까지 완전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 북-미 관계 정상화를 교환하는 포괄적인 합의를 추진하는 데 의견 차를 좁히고 있다는 것. 또 다른 외교 소식통도 “북-미가 현재 스몰딜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도 완전한 비핵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ICBM 폐기는 플러스알파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비핵화 조치와 관련해 미국이 요구하는 영변 핵시설 폐기 전 검증에 대한 수용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평양 연락사무소를 포함해 석유 수입 제한을 완화하는 조치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북한이 2017년 ICBM 화성-15형 발사 이후 휘발유 등 정제유 수입량을 연간 50만 배럴로 축소한 바 있다. 다만 제재 완화의 폭과 속도를 놓고선 북-미 간 이견이 여전해 2차 정상회담까지 이를 정리할지는 미지수라는 게 한미 외교가의 평가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위성연설을 마친 뒤 문답에서 “2월 말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good marker)가 마련될 것이다. 김영철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은 물론이고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의) 새 카운터파트의 면담에서도 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경우 비핵화 협정의 최종 요소를 이뤄내는 데 (민간 부문이) 중요한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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