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인터뷰…영변 핵시설 폐기·사찰 수용 거론
“핵신고 등 포괄적 합의 기대…이행은 단계적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내달 말로 예고된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선 북한의 주요 핵시설 해체와 국제기구 사찰 허용 등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약속들이 나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강 장관은 24일(현지시간)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사항인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기 위한 조치들에 동의할 것으로 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강 장관은 “(북한) 지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는 주민들에게 ‘이 나라(북한)를 경제발전으로 이끌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그는 이것을 이행해야 한다”면서 “만약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유의미한(significant) 지원을 받지 못하고 제재도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당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약속했으나, 그 구체적인 방법론과 미국으로부터의 보상 조치 등에 대한 이견 때문에 아직 가시적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북미) 두 정상의 강한 정치적 의지를 감안할 때 (2차 회담에선) 분명한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난주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과 스웨덴에서 열린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특히 “스웨덴 협상이 매우 유용했다고 생각한다”며 “상황이 좋아졌다고 느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19~21일 스웨덴에서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에 관한 실무협상을 벌였으며, 이 자리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함께했다.
강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선 북한의 보유 핵무기 신고를 포함한 ‘포괄적’(comprehensive)“ 비핵화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완전한 (핵) 신고는 과정의 일부여야 한다“며 포괄적 비핵화 계획은 북미 간의 상응조치와 함께 ‘단계적으로’(step by step)으로 이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제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들로는 작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의 ‘평양공동선언’에서 밝혔던 Δ해외 전문가 참관 하의 주요 미사일 시설 폐쇄와 Δ영변 핵시설 페기를 꼽으면서 ”우린 그 말을 믿을 필요가 있다. 또 그게 진전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이 아직 제재 해제를 보장받을 만한 조치를 취하진 않았지만 미국은 일부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은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이다. 우린 이런 조치들에 대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왔다“고 말했다.
강 장관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Δ한국전쟁(6·25전쟁) 종전선언과 Δ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 그리고 Δ북미 간 상호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한다.
또 ”북한이 비핵화 선상에 있다는 걸 확신시켜준다면 우리도 제재완화 검토를 시작하겠지만, 그 전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선 북미 간에 ”큰 틀의 합의(broad agreement)“가 이뤄졌다며 ”조만간(very soon)“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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