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베네수엘라 원유…미국과 마두로 누가 쥘까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5일 14시 45분


‘마두로가 석유 무기로 사용 못한 이유’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사퇴 압력이 강해지는 가운데 이를 물리칠 유일한 그의 무기가 ‘석유’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를 현실적로 사용하기에는 여러 난관이 있으며 도리어 석유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압박할 카드라는 분석도 나왔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분석에 따르면 멕시코만에 기지를 둔 미국 정유사들은 여전히 베네수엘라로부터의 원유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의 디젤유 생산에 베네수엘라 원유가 필수적이라면서 올해 초 기준으로 하루 약 50만배럴의 베네수엘라 원유가 미국으로 수입되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마두로 정권은 이런 상황에서도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미국과 맞설 무기로 쓸 수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는 마두로가 석유 수출을 외교 무기로 이용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라피단 에너지의 스캇 모델 매니징 디렉터는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로 인한 현금의 75%가 미국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는 러시아와 중국과 같은 주요 외교 우방국에도 상당한 양의 원유를 수출하지만 거의 모든 수익은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

모델 디렉터는 “베네수엘라는 원유로 (빚을 갚느라) 현금을 얻지 못해, 현금을 간절히 원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수출을 끊는다는 것은 자해 행위라는 것이다.

섀넌 오닐 남미 전문가 역시 “석유 수출을 중단하거나 해서 미국을 경제적으로 타격하려는 시도는 ‘제 발등 찍기’가 되어 미국보다 베네수엘라에 더 큰 타격을 줄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도리어 미국 쪽이 수입 중단으로 베네수엘라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리한 지점에 있다고 본다. 베네수엘라 석유 수입을 중단해 자금원을 옥죌 수 있고, 베네수엘라가 석유 수출에 꼭 필요로 하는 희석제 등 화학제품 수출을 금지할 수도 있다. 베네수엘라 석유는 품질이 낮아 곧바로 수출할 수 없고, 외국에서 희석제 등 화학제품을 수입해 자국산 석유에 섞어 품질을 높인 뒤에야 수출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4일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일대비 51센트(1.0%) 상승한 배럴당 53.13달러를 기록했다. 반면에 브렌트유는 1센트(0.1%) 내린 배럴당 61.09달러를 나타냈다. 베네수엘라 정계가 요동친 데 비해 유가 동요는 크지 않았고 미 정유사들도 과거 몇차례 베네수엘라 위기를 겪었기에 대비가 되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1990년 이후 베네수엘라 국영 에너지 기업인 PDVSA가 과반 이상의 지분을 갖게 된 미국계 정유사 시트고의 운명이 문제가 된다. 미 텍사스에 본사를 둔 시트고는 수천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지만 PDVSA가 가진 지분을 담보로 2016년 러시아 로즈네프트로부터 15억달러를 빌리기도 해 이권 관계가 복잡하다.

업계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 지지를 천명하며 전면전에 나선 미국이 마두로 정권의 수입원으로 역할하는 시트고를 압류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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