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올 4월로 예정돼 있던 해상자위대 소속 대형 호위함 ‘이즈모’ 등의 한국 기항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마이니치·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초 올 4월 아세안(ASEAN) 확대 국방장관회의의 한국 개최에 맞춰 실시되는 다국적 합동 해상훈련에 맞춰 ‘이즈모’를 비롯한 해상자위대 함정들을 부산에 기항토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잇단 한국 해군함 위협비행 사건 등을 계기로 양국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이즈모’ 등의 부산 기항을 취소하고 훈련에만 참가토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일본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일본 내에선 지난달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해상자위대 P-1 초계기의 한국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 접근 사건 때부터 ”한국군과 자위대 간의 군사교류 활동을 축소 또한 중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온 상황.
일본 측은 ‘당시 광개토대왕함이 P-1기를 겨냥해 공격 직전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사격통제레이더(STIR) 가동을 했다’며 한국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으나, 한국 측은 ‘광개토대왕함은 P-1기를 향해 STIR를 가동한 적이 없고, 오히려 P-1기가 광개토대왕함을 향해 저공으로 위협 비행했다’고 맞서왔기 때문이다.
특히 23일 남해 이어도 인근 해상에선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가 한국 해군 구축함 대조영함을 향해 저공 위협 비행하는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한국의 레이더영상 자료를 통해 확인됐음에도 일본 측은 여전히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방위성 당국자는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 ”다국적 훈련을 제외하곤 한국과의 양자 간 방위교류는 당분간 없을 수밖에 없다“며 ”한국 측도 해군사령관의 내달 방일을 보류한다는 의향을 이미 일본 측에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이미 지난 22일 집권 자민당(자유민주당) 국방부회 회의에 참석했을 때 한국군과의 향후 군사교류 등 협력활동에 대한 질문에 ”시기나 내용을 적절히 판단해가겠다“고 답변,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적이 있다.
일본이 4월 훈련에 맞춰 부산에 기항하려 했던 ‘이즈모’는 해상자위대 보유함선 가운데 가장 큰 배로서 작년 말 각의(국무회의)에서 개정된 ‘방위계획 대강(大綱)’ 등을 통해 ‘전투기 탑재가 가능한 항공모함으로의 개조’가 확정됐다.
일본 자위대는 그동안 헌법상 ‘전수방위’ 원칙(외국으로부터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만 최소한의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것)에 따라 선제공격용 무기를 보유할 수 없어 ‘이즈모’와 같은 경항공모함을 ‘헬기 탑재형 대형 호위함’으로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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