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에너지원의 35% 비중 차지… 20년간 51조원 비용투입 필요
지방정부 동의 과정 진통 가능성
독일이 2038년까지 화력발전소 퇴출을 선언했다.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으로 에너지원 이전에 약 400억 유로(약 51조 원)가 투입된다.
도이체벨레 통신에 따르면 독일 정부 산하 탈석탄위원회는 2038년 말까지 화력발전소를 퇴출하기로 26일 합의했다. 정계 인사, 에너지업계 관계자, 환경운동단체 등 28명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이날 약 20시간에 걸친 치열한 철야 마라톤 회의 끝에 화력발전소 퇴출 시기를 2038년으로 못 박았다. 독일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에 비해 60%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에 따라 지난해 여름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왔다. 당초 지난해 11월 화력발전소 퇴출 시점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화력발전 의존도가 높은 동부 지역의 반대로 연기됐다.
현재 석탄 및 갈탄은 전체 독일 에너지원의 약 35%(42.6GW·기가와트)를 차지하고 있다. 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말까지 30GW, 2030년까지 17GW로 석탄 및 갈탄 비중을 줄이고, 2038년에는 화력발전을 완전히 중단하게 된다.
문제는 엄청난 비용. 위원회 계획에 따르면 에너지 생산 구조를 바꾸기 위해 독일은 20년간 약 400억 유로를 투입해야 한다. 또한 기업과 소비자는 매년 20억 유로(약 2조5400억 원)의 에너지 비용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퇴출 시기 및 지원 규모를 놓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상당한 진통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이같이 ‘값비싼’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지지 덕이다. 25일 공영방송 ZDF가 독일인 1285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화력발전소를 빨리 폐쇄해야 한다”고 답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역시 지난주 다보스포럼에서 “독일이 화력 발전을 중단함에 따라 더 많은 천연가스가 필요해졌고, 에너지 가격 또한 감당 가능해야 할 것”이라며 대체 자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에너지 산업 관계자들은 우려를 나타낸다. 독일은 이미 2022년까지 원자력발전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화력발전소 운영까지 중단하면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요금 인상도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독일 내 다수 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기업 RWE는 “2038년은 너무 이른 시기”라고 비판했다.
탈석탄위원회를 이끄는 로날트 포팔라 씨는 “2038년까지 단계적으로 이뤄질 석탄 발전 감축으로 2030년이면 독일이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목표를 달성하는 ‘역사적 성취’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의 화력발전소 퇴출 계획이 실행되려면 정부 및 발전소가 속한 주(州)의 동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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