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늘어나고 젊은 세대의 홀로코스트에 대한 이해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세계 전역에서 27일(현지시간)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을 기념했다고 NBC뉴스 등이 보도했다. 추모의 날은 2005년 유엔이 소련군이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죄수들을 해방시킨 1945년 1월27일을 기려 정했다.
전 아우슈비츠 수감자들은 당시의 줄무늬 죄수복을 상기시키는 줄무늬 스카프를 두르거나 독일인들이 폴란드인을 구별하기 위한 표지인 붉은 P자를 달고 아유슈비츠의 ‘처형의 벽’에 꽃을 꽂았다. 하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아우슈비츠 수용소 밖에서는 극우 시위대가 반대 집회를 열었다.
보도에 따르면 추모의 날을 전후로 희생자 추모의 분위기보다는 유대인에 대한 증오 범죄가 더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극우 활동가가 기념식을 앞두고 아우슈비츠 수용소 밖에서 반대 집회를 열고 다른 극우 민족주의자들과 같이 유대인 인형을 태웠다. 지난해에는 미국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11명이 사망했다. 파리에서는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프랑스인 노인이 칼에 맞아 중상을 입었다.
미국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 퍼스트는 “한때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국가였던 헝가리와 폴란드 같은 곳에서는 정부 지도자들이 권위주의로 가는 길을 걷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조국과 홀로코스트에 대한 거짓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폴란드 극우 민족주의자들은 추모행사가 살해된 유대인들만 기리지 폴란드인을 기리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대부분의 죄수들은 독일 점령군이 검거한 폴란드인이었다. 그 후 아우슈비츠는 유대인, 집시, 동성애자, 공산주의자들의 대량 살상 장소가 되었다.
독일의 헤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주간지 벨트암존탁 기고문에서 유럽의 대중영합주의자들이 민족주의를 선전하고 있으며 극우파 선동가들이 홀로코스트의 가치를 훼손하려고 시도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결코 무관심할 수 없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해야 한다”고 썼다.
하지만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 젊은층의 62%가 홀로코스트에서 600만명의 유대인이 살해당했다는 것을 몰랐다. 2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영국의 한 여론조사에서는 5%가 홀로코스트가 ‘가짜’라고 믿고 있었다. 또 70% 가까이가 얼마나 많은 유대인이 죽었는지 몰랐고 또는 알더라고 그 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믿고 있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글로벌 반유대주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13명의 유대인이 증오 범죄로 살해되었다”면서 85명이 사망한 1994년 아르헨티나의 유대인 센터 폭탄 테러 이후 가장 희생자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들 반유대주의 범죄의 대부분은 신나치주의자나 백인 우월주의자가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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