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오리’ 죽음에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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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8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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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처럼 사용된 니우에 섬 오리 ‘트레버’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오리’ 트레버를 애도하는 페이스북 화면 캡처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오리’ 트레버를 애도하는 페이스북 화면 캡처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니우에에 사는 트레버라는 오리 한 마리가 개에 물려 목숨을 잃었다고 AFP통신이 27일(현지시간) 섬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레버는 섬에서 유일했던 오리로 그의 죽음이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자 뉴질랜드 등의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고 통신은 밝혔다.

뉴질랜드 북동쪽으로 2400㎞ 떨어진 작은 산호섬인 니우에 섬에는 물웅덩이나 습지가 없다. 하지만 일년 전부터 트레버가 섬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ABC뉴스에 따르면 트레버는 니우에 섬 소방소 인근 도로 큰 웅덩이에 금세 정착했다.

사람들은 폭풍에 떠밀려 뉴질랜드로부터 날아온 것으로 추정하면서 웅덩이의 물을 보충해주는 등 트레버를 소중하게 여겼다. 트레버가 섬을 넘어서는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은 지난해 뉴질랜드의 한 기자가 방문했다가 그가 섬에서 일종의 표지판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고 소개하면서였다.

뉴질랜드헤럴드의 기자는 길을 알려줄 때 주민들이 이 오리와 웅덩이를 이용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리는 섬 유일의 존재였기에 헷갈릴 염려가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길을 알려줄 때 “오리를 지나서 오른쪽으로 가라” “오리로부터 얼마 떨어졌다” 등으로 말했다.

나중에 트레버는 혼자 노는 쓸쓸한 모습에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오리’라는 이름도 얻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 개들의 공격을 받고 숲 속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면서 트레버의 짧은 영화(榮華)는 끝이 났다.

니우에 섬 상공회의소장은 “트레버는 1600명 주민들과 방문객 9000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서 “그의 죽음을 애도해 수탉과 암탉 그리고 족제비조차 오늘 트레버가 살던 웅덩이를 쓸쓸하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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