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것을 협박해가면서까지 화웨이에 집착하는 것은 차세대 이동통신(5G)을 장악하는 나라가 21세기 후반 세계의 패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NYT는 미국은 최근 폴란드에 화웨이 장비를 배제할 경우, 미군 기지를 제공하겠다는 제의를 했으며, 독일에게도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으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전했다.
◇ 미국 동맹국에 협박도 서슴지 않아 : 최근 미국은 폴란드에 당근을 제시했다. 폴란드가 5G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면 가칭 ‘포트 트럼프’라는 미군 기지를 제공하겠다고 제의했다.
미국은 이뿐 아니라 독일에게 값이 싸다는 이유로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면 NATO의 집단 방위체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독일은 화웨이가 가장 신경을 쓰는 시장이다. 현재 화웨이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 단일국으로 가장 큰 시장이 독일이다. 독일에서 5G 네트워크 건설권을 따내면 천군만마를 얻는 격이다.
이뿐 아니라 영국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제레미 헌드 영국 외무장관은 크게 당황했다. 그동안 좋은 관계를 맺어 왔던 화웨이와의 관계를 청산하라는 미국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 미국이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 미국이 당근과 채찍을 제시하며 동맹들에게 화웨이 장비 배제를 요구하는 것은 5G를 장악하는 나라가 세계 패권을 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차세대 군비 경쟁이 핵무기 등 재래식 무기가 아니라 5G를 통해서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5G 패권을 중국이 가져가면 미국의 안보는 심각한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은 미래의 전쟁은 핵무기가 아니라 사이버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사이버 전의 핵심이 5G 네트워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5G를 선점하는 나라는 경제 전쟁의 승리는 물론, 정보, 군사 분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5G 전쟁에서 승리하는 나라는 모든 것을 얻고, 패배하는 나라는 모든 것을 잃는다고 보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미국의 모든 산업에서 중국산 장비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정책보다 진일보한 것이다. 현재 미국은 정부 장비에서만 중국산을 배제하고 있다.
◇ 화웨이는 믿어도 중국은 못믿는다 : 미국은 화웨이가 스파이웨어를 네트워크에 심는 방법으로 해당 국가의 정보를 빼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명백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화웨이 위협론을 제기하는 것이 서방에서 어느 정도 먹혀드는 것은 중국이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다. 따라서 국가가 정보 업체에 정보 제공을 요구하면 이를 거부하기 힘들다. 이는 민주주의 국가와 전혀 다르다. 실제 애플은 미연방수사국(FBI)의 정보 제공 요구를 거부했다.
지난해 미국 FBI는 테러범 휴대폰의 잠금장치를 풀기 위해 애플의 협조를 요구했다. 그러나 애플은 고객 개인 정보 보호라는 명분으로 이를 거절했다.
그러나 중국은 일당독재 국가다. 만약 공산당이 정보를 요구할 경우, 화웨이는 이를 거절하기 힘들다. 이미 중국은 정보 관련법을 새로 제정해 국가가 통신업체에게 데이터 제공을 요구할 경우, 통신업체는 이를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화웨이는 믿는다 해도 중국 공산당은 믿을 수 없다는 것이 서방의 일반적 정서다. 미국은 이 같은 정서를 바탕으로 동맹에게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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