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상청 “시카고·위스콘신 일대 폭설 이어 한파”
NYT “이상한파, 기후변화에 북극 공기 풀린 탓”
미국 중서부에 ‘북극 소용돌이’(polar vortex)가 상륙하면서 기온이 2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됐다. 위스콘신에서는 이미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폭설에 16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국립기상청은 28일(현지시간) 북극 소용돌이가 제트 기류 약화를 틈타 남하하면서 중서부에 기록적 한파가 닥칠 것으로 전망했다.
2주 연속 눈폭탄이 쏟아진 시카고에는 이날 밤부터 29일 오전까지 10~20cm 눈이 더 내리고 29일 밤부터 기온이 급격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기상청은 30일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의 낮 최고기온이 영하 10도를 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는 시카고 당국이 기온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이다.
30일 체감기온은 더 떨어진다. 시카고 일대 체감기온이 영하 40도로 떨어지고 미니애폴리스 체감기온이 영하 50도를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미 국립기상청의 브라이언 헐리 기상학자는 “미 중북부 대부분 지역이 1994년 이후 25년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보일 것”이라면서 “30일 최악의 북극 소용돌이가 북부 일리노이와 위스콘신에서 미네소타, 아이오와, 다코타 동부 지역에 상륙해 3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파 예보를 앞두고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방위군에게 지원을 준비하도록 명령했다. 노터데임 대학교는 29일 저녁부터 31일 오후까지 인디애나주 북부 캠퍼스를 폐쇄할 방침이다.
밀워키와 세인트폴,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공립학교들이 28일 수업을 취소했고 미시간주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는 공무원들에게 조기 퇴근을 지시했다. 수십 센티 쌓인 폭설에 부츠를 신은 개들도 눈에 띄었다고 NYT는 전했다.
하늘길도 막혔다. 실시간 항공편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 어웨어’(FlightAware)에 따르면 미 동부에 내린 폭설에 미 전역에 16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올해 이상 한파를 몰고 온 원인으로는 기후변화가 지적됐다. 기후변화로 북극 해빙이 많이 녹으면서 극지방에 갇혀있어야 할 찬 공기가 풀려나왔다는 설명이다. NYT는 “과학자들은 수년 사이 흔해진 이상 한파가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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