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14국+非OPEC 10국 협력체, 4월 합의 목표 빈서 세부사항 조율
이란-이라크 반대… 실현은 불투명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14개국이 러시아, 멕시코, 카자흐스탄 등 비(非)OPEC 10개국과 새로운 석유생산국 기구 창설을 시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소위 ‘OPEC+’로 불리는 이 연합체는 2016년 석유 감산에 합의했고 지난해 12월에도 생산 감축을 합의하는 등 최근 몇 년간 협력 관계를 강화해 왔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와 러시아 등은 이달 18일 OPEC 본부가 소재한 오스트리아 빈에서 OPEC를 대체할 새로운 협력체를 논의하기로 했다. 빈 회동에서 세부 사항을 조율한 뒤 4월 관련국이 모두 모여 최종안에 합의하는 것이 목표라고 WSJ는 전했다. WSJ는 OPEC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까지 작성된 안에 따르면 동맹은 향후 3년간 유지되며 법적 구속력은 없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각각 세계 1, 2위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와 러시아의 협력 이유를 저유가 및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가속화 등에서 찾고 있다. 기존 입지에 타격을 입은 주요 산유국들이 힘을 합쳐 미국을 견제하고 위상 회복에 나서려는 시도라는 것.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OPEC+’의 탄생이 현실화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영향력을 가진 ‘슈퍼 카르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OPEC 14개 회원국이 세계 원유 공급량의 35%, 현재까지 입증된 원유 매장량의 82%를 갖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등 비OPEC 10개국이 더해지면 원유 공급량은 55%, 매장량 비중은 90%까지 높아진다.
다만 새로운 석유협력체의 탄생 가능성에 의문을 보내는 시선도 많다. 무엇보다 역시 OPEC 회원국이자 사우디의 숙적 이란이 비OPEC 국가들과의 연대 강화를 반대하고 있다. 이란과 이라크 등은 사우디와 러시아 주도의 새 동맹이 결성되면 자국의 영향력과 입지가 축소될 것으로 보고 이를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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