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돈 수조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된 나집 라작 (66) 전 말레이시아 전 총리에 대한 첫 공판이 12일 열릴 예정이다.
나집 총리는 집권 시절인 2009년 경제개발 사업을 하겠다며 국영투자기업인 1MDB(1말레이시아개발회사)를 설립했지만, 나집 총리는 측근들과 함께 1MDB에서 45억달러(약 5조 850억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나집 총리는 현재까지 배임과 반부패법 위반, 자금세탁 등 42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12일 재판에서는 1MDB의 지주회사격인 SRC인터내셔널과 관련된 7건의 혐의에 대한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11일 말레시이아 국영 버나드 통신에 따르면, 관련 혐의를 줄곧 부인해온 나집 전 총리 측은 재판부에 공판 연기를 신청하는 등 끝까지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다.
재판부의 결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통신은 재판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이미 재판 준비를 마친 상태로 나집 전 총리 측의 재판 연기 신청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첫 공판에는 정부 관계자를 포함해 3명의 증인의 증언이 예정돼 있으며, 검찰은 이미 재판부에 SRC 인터내셔날의 회의록을 비롯해 3000페이지에 달하는 재판 자료 제출을 마친 상태로 알려졌다.
12일 시작될 나집 전 총리의 일련의 재판에는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1MDB 사건의 비자금 규모가 수조원대에 달하는데다, 말레이시아와 미국을 비롯해 세계 12개국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세계 1위의 투자은행인 미국의 골드만삭스도 1MDB사건과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는데다,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의 스타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1MDB에 채권 발행 자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6억 달러의 수수료를 받았는데, 이는 업계의 통상적인 수수료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골드만삭스가 1MDB의 비자금 조성을 도운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미국과 말레이시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동남아 사업 대표였던 팀 라이스너와 전직 직원 1명 등 2명이 미국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또 1MDB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해온 말레이시아의 금융인이 할리우드 스타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린지 로한, 호텔 상속녀 패리스 힐튼, 모델 미란다 커 등에게 호화 선물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1MDB 스캔들은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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