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의 20~30대 청년들이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대기업을 목표로 구직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이날 ‘한국 7포 목표는 일본’이란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작년 11월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일본취업박람회 때 대학생 등 1000명의 젊은이들이 일본 기업의 회사 설명회와 면접에 임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7포 세대’란 한국의 20~30대 젊은이들이 Δ연애 Δ결혼 Δ출산 Δ인간관계 Δ내 집 마련 Δ취직 Δ꿈 등 ‘인생에서 중요한 7가지를 포기했다’는 뜻의 신조어다.
이와 관련 한국에서 열린 이번 일본취업박람회엔 소프트뱅크·닛산(日産)자동차 등 일본 기업 약 100개사가 참가해 구직자 가운데 80명 이상의 채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는 “한국에선 19세 이상 남성에게 최대 22개월의 병역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병역을 통해 길러진 체력이나 규율성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일본 기업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영어능력을 나타내는 토익(TOEIC) 평균 점수도 한국은 평균 676점으로 세계 47개국 가운데 17위”라며 “39위(517점)인 일본을 크게 웃돈다”고 부연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도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해외 인재 채용뿐만 아니라, 그간 고수해왔던 ‘신규 대졸자 일괄 채용’ 대신 ‘연중 상시 채용’이나 ‘기졸업자 동시 채용’ 등의 방식으로 채용 자유화를 꾀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분카(文化)방송 커리어파트너즈의 히라노 게이코(平野惠子) 주임연구원은 “채용방식의 변화로 학생들이 (취업) 재도전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많은 (일본의) 젊은이들이 대기업에 가려고 ‘취업낭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청년층 고용의 ‘한국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는 올 봄 서울대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대기업 연구직 구직활동을 하던 김모씨(28)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한국 학생 대부분이 삼성·LG·현대 등 재벌계 글로벌 기업을 (취업) 목표로 하고 있지만, 수백 대 1의 좁은 문을 뚫고 사원이 되는 경우는 극히 적다. 수년 간 ‘취업낭인’으로 지내는 건 기본”이라고 지적했다.
또 “반면 (한국의) 중소기업은 채용난에 시달린다”면서 “재벌계 회사 급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중소기업에선 30세 신입사원도 드물지 않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한일 양국 모두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하는 학생의 비율은 전체의 10%~20% 미만이지만, 일본은 취업 기회가 한 번밖에 없다는 ‘신규 대졸자 일괄 채용’ 때문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취업이 되므로) 청년 실업률이 3.7% 정도로 매우 낮다”면서 “(취업낭인이 많은) 한국은 15~24세 청년 실업률이 10% 안팎에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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