比 ‘반중’ 감정 폭발시킨 사진 한 장…中 여대생이 뭘 했기에?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2월 11일 17시 13분


중국 여대생이 필리핀 경찰을 능멸하는 한 장의 사진이 필리핀 국민들의 ‘반중’ 감정을 폭발시켰다.

11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사건은 지난 9일 필리핀 마닐라 도시철도3호선(MRT-3) 만달루용시 보니 역에서 일어났다.

이 도시의 한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 장모 씨(23여)는 이날 오전 8시 30분(현지 시각)께 두유 푸딩의 일종인 ‘타호’가 담긴 일회용 컵을 들고 역 개찰구를 통과하려 했다.

이때 역에서 근무하는 현지 경찰이 “액체 반입은 안 된다”며 다 마시거나 버리고 들어가라고 요청했다. 마닐라 도시철도는 최근 테러 위험에 대비해 역 내 액체 반입을 금하고 있다.

그러자 장 씨는 화를 내며 타호컵을 경찰의 몸을 향해 던져버렸다. 경찰은 제복 상의와 팔 등에 푸딩을 뒤집어썼고, 개찰구와 바닥도 어지럽혀졌다.

장 씨는 현장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지만 신원 조사를 받은 뒤 석방됐다.

그러나 사건 당시 현장 사진이 소셜미디어에(SNS)에 공개되면서 필리핀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네티즌들은 “무례한 중국인을 당장 추방하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가뜩이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반중 감정이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필리핀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야당 소속인 게리 알레야노 의원은 성명을 내고 “필리핀 국민이 우리나라 땅에서도 외국인에게 무시당하고 있다"며 “우리국민이 이류 시민으로 전락했다” 분노했다.

레니 로베르도 부통령까지 나서서 “해당 사건은 필리핀 경찰뿐 아니라 모든 국민을 모욕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분노가 거세지자 필리핀 교통부는 장 씨가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도시철도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나섰고, 이민국도 출입국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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