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페인어 쓰냐”…국경요원에 억류된 미국인 2명, 소송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16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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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트럼프 행정부 이후 CBP요원들 행동 과감”

미국 북서부 몬태나 주에서 스페인어를 썼다가 미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에 억류됐던 미국인 2명이 소송을 제기했다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시민권자인 애나 수다와 마르타 에르난데스는 작년 5월 몬태나에 있는 작은 마을 하브레 한 식료품 가게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했다가 CBP 요원으로부터 불심검문을 받았다.

당시 CBP 요원은 “이건 대다수가 영어를 사용하는 이 주에서 당신들이 스페인어로 말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이건 불법이 아니다. 여기선 정말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14일 두 사람을 대리해 CBP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수다와 에르난데스는 CBP 요원이 자신들을 40분간 억류했다고 밝혔다. 수다는 “그(CBP 요원)에게 ‘진심이냐’라고 묻자 그는 ‘농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신분증을 보여달라는 요구를 받고 가게 밖에서 조사를 받은 뒤 마침내 풀려났다고 설명했다.

ACLU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국경순찰대의 폭력적인 전략 패턴의 일부”라며 “트럼프 행정부 이후 CBP 요원들은 이러한 더 과감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건 (그들에게) 충격적인 일이었다”며 “하브레는 작은 마을이다. 그러나 그들은 배척감과 굴욕을 느끼며 자신의 마을과 나라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두 자녀의 어머니인 수다는 성명을 통해 사건 이후 식당이나 술집에서 “불법체류자”라고 불리며 괴롭힘당했고 자신의 8세 딸은 이제 스페인어를 쓰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 이 일에 대해 조용히 있는 게 더 쉬울 수 있다. 그러나 내 아이들을 생각했다”며 “나는 아이들이 2개 국어를 할 수 있단 사실을 자랑스러워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단지 어떻게 보이고 말하는지에 따라 갑자기 검문할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길 바란다”고 말했다.

CBP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대변인은 “CBP는 규정 상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논평 거부가 그 어떠한 혐의에 대한 동의나 법적 인정으로 해석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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