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美민주당 2020년 대선경선 중립 지킬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19일 17시 17분


오바마 후원자들, 워싱턴 비공개 회동
오바마, 대선 후보군 만나며 조언·경고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민주당 후보군들이 하나둘 출사표를 던지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직전 대통령이었던 그의 지지 여부가 경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20년 대선 경선과 관련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정 후원자들이 이달 초 워싱턴에서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모임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외교관인 데이비드 제이컵슨 전 캐나다주재 미국대사와 존 필립스 전 이탈리아주재 미국대사가 조직했다.

회동에선 2020년 대선 후보군들을 면담한 결과를 토대로 이들 중 재정 후원을 받을 1~2명을 추리기 위한 토론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공식적으로 이 회동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NYT는 3명의 익명 취재원을 인용해 “후원자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경선과 관련해 (특정 후보자에 대한) 선호를 표시할지 야단스럽게 궁금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직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인들 및 대선 후보군들에게 2020년 경선 과정에서 누군가를 결정하는 역할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울러 경선 과열이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에게 득이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신 ‘아이디어 경연’ 방식으로 치러지기를 원한다고 NYT는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 전략가였던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이와 관련, “그들(후원자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특정 후보) 지지에 대해 내게 물었지만, 나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러리라고 상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역시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는 상황을 기대하지 않고 있다. NYT는 영부인이었던 미셸 오바마도 특정 후보를 지지할 계획이 없다고 그의 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은 주요 후보군들과 비공개 회동을 하며 대선 관련 조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NYT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 12명 이상을 면담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해 조언했다.

카멀라 해리스, 코리 부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유력 주자를 비롯해 피트 버트지그 사우스벤드 시장과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현재까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주로 자신의 워싱턴 사무실에서 대선 후보군들과 만나 대선 과정에 대해 격려와 냉정한 경고를 건넸다고 NYT는 보도했다. 민주당 후보군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관련 회동을 거의 전적으로 비밀에 부쳤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이 끝까지 중립을 유지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NYT는 “민주당원들에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통적인 정당 지도자로서 행동하면서도 높은 곳에서 그가 (특정 후보에 대한) 선호를 결정해주기를 원한다는 어떤 모순이 있다”고 했다.

한편 오바마 전 대통령은 후보군들과의 면담 과정에서 대통령 재직 기간 수년에 걸쳐 우파 포퓰리즘 세력과 맞섰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는 좌절감을 표출했다고 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울러 현재 활발한 진보주의자 후보들이 많은 만큼, 이번 경선에서 오히려 중도파 민주당원들에게 비교적 더 많은 공간이 열려 있다는 힌트를 건네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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