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통령, 리마그룹 회의서 “과이도 100% 지지”
볼턴 등 강경파 “구호품 반입 안하면 행동 취할 것”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유혈 충돌로까지 번진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섰다.
펜스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만나 ‘100% 지지’한다고 힘을 싣고, 추가 제재를 단행하는 등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했다.
그러나 당초 전망과는 달리 군사 개입을 공식화하지는 않았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이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열리는 리마 그룹(베네수엘라 문제 해결을 위한 미주 국가 협의체) 긴급회의 연설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지금이 바로 그 때’(it‘s time)라고 말하겠다”면서 “베네수엘라 자유를 위한 투쟁에는 구경꾼이 있을 수 없다”며 제재 동참을 촉구했다.
미국이 마두로 정권에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all options are on the table)”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지난 23일 벌어진 대규모 유혈 사태 이후 과이도 의장 측이 국제 지도자들에게 마두로 축출을 위해 ’무력‘ 사용을 요청하겠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주말 구호품 반입을 둘러싸고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후, 과이도 의장과 펜스 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군사 개입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 개입이 자칫 반미 감정을 자극하거나 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우려해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토론에서 미국에 군사 지원을 거듭 요청했으나, 펜스 부통령이 “모든 선택 사항(군사 개입)이 남아 있지만 우리는 평화로운 과도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펜스 부통령은 군사 지원은 수용하지 않았지만, 과이도 의장을 만나 “우리(미국)는 100% 당신과 함께 있다”며 지지를 약속했다. 또 5600만달러 규모 구호품 추가 지원을 발표하고, 중남미 국가들에 마두로 대통령에서 과이도 의장으로 자산 통제권을 이관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수일 동안 펜스 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장회의(NSC) 보좌관 등 강경파들이 마두로 대통령에게 구호품 반입을 촉구하고 그가 물러나지 않을 경우 행동을 취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날 미국이 군사 개입을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베네수엘라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 의회 내에서도 “군부의 충성이 흔들리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 외에는 해법이 없다”는 찬성론과 “군사 개입이 내전 등 더 큰 혼란을 부를 것”이라는 반대론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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