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등돌린 코언, ‘작심폭로’…새 증거는 없어

  • 뉴스1
  • 입력 2019년 2월 28일 08시 58분


“거짓말 수없이 시켜…맹목적 추종하면 나처럼 돼”
“트럼프, 도덕적 부패·거짓말 강요…본인만 신경 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27일(현지시간)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트럼프 대통령을 ‘사기꾼’ ‘상습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며 그가 불법 행위에 가담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캠프의 범죄 행위를 증명하는 새로운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코언은 이날 “오늘 나는 트럼프에 대한 진실을 말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며 “그는 인종차별주의자고 사기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자신과의 성추문을 제기한 성인물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에게 ‘입막음용 돈’을 줬던 일에 대해 거짓말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개인 변호사들이 지난 2017년 자신이 제출한 ‘모스크바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한 서면 질의를 검토했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16년 미 대통령 선거를 뒤흔든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사건이 보도되기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비공식 참모였던 로저 스톤을 통해 이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폭로했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자료는 러시아 해커한테서 얻은 것이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 캠프와 러시아측 인사가 만난 2016년 비밀 회동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이 외에도 “당국이 대통령이 가담한 불법 행위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문회에서 다뤄지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다른 잘못이나 불법 행위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면서 “하지만 현재 뉴욕 남부지방검찰청에서 조사 중인 사건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언의 청문회에 대해 ”폭발적이었다“면서도 ”그러나 새롭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코언은 현재 수사나 의회 조사의중심인 ‘트럼프 대통령 또는 그의 캠프가 대선 선거운동 기간 중 러시아와 결탁하고 금융 범죄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증명하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의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내가 알고 있느냐는 의문이 계속 제기돼 왔다“며 ”그렇지 않다. 그러나 분명히 말하고 싶다. 나는 의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신 이날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도덕적으로 부패했으며 그의 보좌관들에게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거짓말하라고 강요하고 자신만 신경 쓰는 사람’이라고 묘사하면서 그의 성격에 대해 길게 언급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 ”당신들은 그를 모르지만 난 안다. 난 그 옆에 10년 넘게 있었다. 그가 트위터에서 내 가족들을 언급할 때 그가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으냐“며 ”그는 독재자가 돼 가고 있다. 그리고 나나 내 아이들, 내 아내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서 내가 여기 와 증언하지 않길 바란다. 그게 그가 바라는 것이고 나를 협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언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여러분의 어리석음은 나의 책임이기도 하다. 10년 동안 여러분이 한 것과 똑같은 일, 즉 트럼프를 보호하는 일을 내가 했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보호하려고 하는 의원들은 명예를 잃고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나는 경고만 줄 수 있을 뿐이다“라며 ”내가 맹목적으로 그랬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내가 겪는 것과 같은 결과를 겪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문회에 참석한 공화당 의원들은 코언의 신빙성을 반복적으로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청문회가 트럼프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한 당파적 노력이라고 비난하고, 코언의 과거 기록을 언급하면서 그는 ‘완벽한 거짓말쟁이’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도 앞서 트위터를 통해 ”마이클 코언은 유감스럽게도 나를 대표했던 많은 변호사들 중 하나“라며 ”그는 거짓말과 사기 행위로 변호사 지위를 박탈당했다. 그는 트럼프와 연관되지 않은 나쁜 일들을 했다. 그리고 감옥에서 보낼 시간을 줄이기 위해 거짓말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10년 넘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변호사로 일했던 코언은 지난해 12월 입막음용 돈을 지급한 일과 의회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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