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인도 공군 편대장 생포…印, 대사 초치
양국 140~150개 핵탄두 보유…4차 전쟁 우려도
오랜 앙숙인 인도와 파키스탄 관계가 1971년 3차 전쟁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6~27일(현지시간)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연이어 서로 공습한데 이어 27일에는 파키스탄이 인도 전투기 조종사를 생포했다. 핵무기 보유국끼리 이틀 간 공습을 주고받은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피 흘리는 조종사의 모습이 공개되자 양국 소셜미디어(SNS)에선 민족주의의 광기가 범람하면서 전면전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27일 인도 전투기 2대를 격추한 후 공군 조종사 아비난단 바르타만 편대장을 생포했다. 현지 방송에는 눈을 가리고 얼굴에 피를 묻힌 조종사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인도 외교부는 파키스탄 대사를 초치해 유감을 표명한 뒤, 성명을 통해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는 저속한 전시”라 비난하고 조종사 송환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조종사 생포를 계기로 양국 간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5월 말 총선이 예정된 인도가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해 표심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설명.
특히 지난 20년간 양국이 군비를 대규모 증강한 사실을 감안하면 4차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은 각각 140~150여개 핵 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경제 규모가 커진 인도는 재래식 전력에 집중 투자했고, 최근 핵 미사일로 무장한 최초의 핵 추진 잠수함을 배치했다. 파키스탄의 핵 보유량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선제 공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핵보유국인 두 나라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자 국제사회가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성명을 내고 “두 나라가 자제력을 발휘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대화를 주문했고, 중국과 유럽연합(EU), 뉴질랜드도 우려를 표명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파키스탄 주재 미국대사가 계속 공석인 상황이라, 미국이 갈등을 중재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NBC뉴스는 전했다.
파키스탄 측도 확전을 우려한 듯 총리가 유화 메시지를 내놨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TV로 중계된 성명을 통해 “인도와의 전쟁을 피하고 싶다”며 “이번 사태를 대화로 해결하자”고 밝혔다. 칸 총리는 양국의 핵무기를 언급하며 “여기서부터 (갈등) 고조가 시작된다면 어디로 갈 것인가”라며 “오판(miscalculation)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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