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지도부 순차면담…"성심성의에 정말 감사"
"北-베트남, 지울 수 없는 친선의 역사" 혈맹 부각
베트남 지도부와 2시간20분여 만찬 후 숙소 복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관련 공개 언급은 없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베트남 지도부와의 만찬을 끝으로 공식 친선방문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오후 3시20분께 숙소인 멜리아호텔을 나선 김 위원장은 곧장 전용차에 탑승,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비서와의 정상회담을 위해 주석궁을 향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정상 간 행사로는 이례적으로 아무 합의 없는 ‘노딜’로 끝난 뒤 숙소에 칩거하던 그의 첫 외출로, 전날 오후 1시30분께 북미 정상회담장을 떠난지 약 25시간10분 만의 공개 행보다.
숙소를 나선지 10분여 만에 주석궁에 도착해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 포옹으로 인사를 나누며 친밀함을 드러냈다. 쫑 주석 역시 전용차 앞까지 다가가 웃으며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쫑 주석과의 확대정상회담 공개발언에서 정상회담 기간 보안 및 의전에 총력을 기울인 베트남 지도부에 “우리 활동을 위해서, 우리 편의를 위해서 성심성의껏 모든 것을 다 해서 보장해준 데 대해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국경에서도, 그리고 하노이 시에도 차고 넘치는 베트남 인민들의 생동적인 정을 피부로 느낀다”며 “우리 조선-베트남 사이의 친선의 역사는 가릴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그런 친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가슴으로 느꼈다”고 북한과 베트남의 전통적 혈맹 관계를 부각시켰다.
쫑 주석은 이에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은 양국 관계 역사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과 쫑 주석은 이날 양국 간 고위급 접촉을 유지하고 모든 단계에서의 대표단 교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이날 공개행보 과정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결렬에 대한 언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요구한 제재완화 수준을 두고 북미 양국이 진실공방을 벌이는 상황인 만큼, 그에 대한 발언이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공개된 일정 중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과 관련된 별도 발언을 내놓지는 않았다. 김 위원장은 쫑 주석과의 회담을 마친 이후 총리공관으로 이동,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베트남 지도부 순차 면담을 이어갔다.
외교일정이 이어지면서 김 위원장 표정이 조금은 풀렸다. 그는 푹 총리와는 웃으며 악수 후 양 볼을 번갈아 맞대는 서양식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이후 푹 총리가 준비한 베트남 참전 북한군 묘소 사진을 받아 보는가 하면, 자신을 맞이하기 위해 인공기와 금성홍기를 들고 총리공관에 모인 어린이들 중 한 명의 볼을 귀엽다는 듯 두 손으로 감싸며 웃기도 했다.
그는 푹 총리와의 면담을 마친 뒤 “꼭 다음번에 한 번 시간을 내서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첫날 마지막 공식일정인 만찬은 현지시간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오후 8시3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김 위원장은 예정시간보다 10여분 빨리 만찬장인 국제컨벤션센터(ICC)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 방문이 초청 형식으로 성사된 만큼, 이날 만찬은 환영만찬 성격으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이후 현지시간 오후 8시50분(한국시간 오후 10시50분)까지 약 2시간30분가량의 만찬을 마치고 숙소로 복귀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공식 일정에는 북미 정상회담 기간 별도 일정을 소화했던 수행원들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오수용·리수용 부장과 현 단장의 경우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숙소에서 회담 준비에 매진하던 27일 따로 하롱베이와 하이퐁을 답사했었지만, 이날은 김 위원장 행보에 함께했다.
김 위원장은 공식 친선방문 일정 이틀째인 2일 오전에는 호찌민 베트남 초대 주석 묘소를 참배한다. 그는 이후 오전 10시께 국경 랑선성 동당역에서 특별열차편을 타고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당초 김 위원장은 2일 오후 베트남을 떠날 예정이었지만,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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