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김정은-트럼프 오판에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3일 15시 32분


NYT “美당국자들 ‘그랜드바겐 실현 어렵다’ 판단”
“北 ‘정상이 직접 만나면 더 나은 거래 가능’ 기대”

지난달 말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양측 모두의 ‘오판’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번 정상회담에 관여한 미 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내놓은 ‘크게 가자는 제안’(a proposal to go big)은 본질적으로 지난 25년 간 북한이 거부해온 것과 같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김 위원장과의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Δ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Δ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 작년 6월 첫 회담 당시 합의사항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양측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사찰 등 비핵화 조치와 그에 따른 제재 해제 등 미국의 ‘상응조치’를 놓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이번 회담은 합의문 서명 없이 끝나고 말았다.

이에 대해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랜드바겐’, 즉 북한의 모든 핵무기·물질·시설 폐기와 모든 대북제재 해제의 맞교환을 제시했지만, 김 위원장은 앞서 실무협상에서 논의했던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도 2016년 이후 취해진 대북 경제제재 가운데 상당 부분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결과적으로 이 같은 북미 간 간극이 채워지지 않으면서 “회담이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NYT에 따르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등 일부 참모진의 경우 이번 회담에 임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랜드바겐’이 실현될 가능성을 “거의 제로(0)”로 봤다고 한다.

북한 역시 “비핵화는 점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협상가 기질 등 개인기만 믿고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 임했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NYT는 “북한 측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면 국무부 당국자들을 상대했을 때보다 ‘더 나은 거래’(a better deal)가 가능하리라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어떤 요구에도 동의하지 않은 채 워싱턴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NYT는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부터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상세히 파악해온 폼페이오 장관이 ‘다른 핵시설은 거론하지 않은 채 영변 폐기만 수용할 경우 북한에 속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북미정상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협상이 지속되길 바란다”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는 모습.

일례로 김 위원장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미 정부는 한국과의 연례 합동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의 종료를 선언하고 규모를 줄인 ‘동맹’이란 이름의 새 훈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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