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北동창리 발사장에서 움직임 포착”…미사일 실험 준비?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6일 08시 08분


VOA “민간위성서 움직임 포착…시설 복구일듯”
CSIS “목적을 두고 빠르게 복구 중”…일부선 “단순 공사일 뿐”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모습.(뉴스1 DB) 2018.7.25/뉴스1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모습.(뉴스1 DB) 2018.7.25/뉴스1

국가정보원이 지난 5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의 복구 징후가 있다고 국회에 보고한 가운데 민간 위성을 통해서도 움직임이 포착됐다. 이 복구 작업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전후로 시점이 맞물렸다는 점에 미 언론들은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움직임이 미사일 실험 발사의 준비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갈린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전문가들이 참관한 가운데 영구 폐기하기로 했던 곳이다.

◇ VOA “민간위성으로도 동창리 일대 움직임 포착”

5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는 일일 단위 위성서비스인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동창리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2월 중순 다시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VOA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변화가 관측된 건 지난달 22일이었으며, 전날까지 미사일 조립건물 바로 옆에 쌓여 있던 건물자재들이 이날 이후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 다음 날인 23일에는 조립건물의 서쪽에 대형 하얀색 물체가 놓여진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 물체는 3일 후 26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사라졌다고도 했다. 그리고 이 물체는 이달 1일 위성사진에서 확인됐다가 2일엔 또 사라져 발사장에서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에 무게를 더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을 시작하면서 발사장 동쪽에 붙어있던 미사일 조립건물을 중심부 쪽으로 옮겼고 이후 이 곳의 지붕과 외벽 일부가 해체된 모습이 관측됐지만 약 한 달 뒤인 지난해 8월 해체 작업이 중단돼 지금까지 같은 상태가 유지돼 왔다.

전일 서훈 국정원장은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참석, 동창리 철거 시설 중 일부 복구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일부 시설에) 지붕과 문짝을 (다시) 달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성 전문가인 닉 한센 미 스탠퍼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VOA가 미사일 발사장에서 움직임이 관측됐다고 해석한 것에 동의했다.

한센 연구원은 환한 색상의 물체 등이 발사장에 놓였다 없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다만 조립건물은 여전히 일부 해체된 상태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변화가 조립건물을 추가로 계속 해체하는 것인지, 단순히 자재를 옮기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처음) 조립건물을 짓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건물의 외형도 유지되고 있는 상태”라면서 북한이 건물 외벽 등을 해체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해 해체된 외벽을 재조립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센 연구원은 조립건물의 옥상 부위에 얹혀 있던 대형 크레인이 (해체 작업과 함께) 사라진 사실에 주목하면서 이를 폐기하는 대신 어딘가에 보관해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VOA는 전했다.

비욘드패러랠이 공개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위성사진( 출처=비욘드패러랠) © 뉴스1
비욘드패러랠이 공개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위성사진( 출처=비욘드패러랠) © 뉴스1

◇ 비욘드패럴랠 “동창리 복구작업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NBC도 이날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통일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러랠(Beyond Parallel) 분석을 인용,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Sohae Satellite Launching Station)의 복구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욘드 패러랠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지난달 15일 북한 내 또다른 탄도미사일 기지인 함경남도 허천군 상남리 미사일 기지의 존재를 공개했다. CSIS는 그동안 삭간몰과 신오리 등의 존재도 밝혔었다.

비욘드 패러랠의 자체 위성 사진 분석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엔진을 시험할 때 사용하는 ‘수직 엔진 시험대’와 발사대 레일에 장착된 이송·처리 구조물에서 (복구가) 뚜렷하다. 그리고 이는 어떠한 의도와 목적을 갖고 있다는 주장이다.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지금까지만의 이미지로는 발사대로 미사일이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그들(북한)이 하고 있는 활동은 (미사일 발사) 실험 준비와 일치한다”면서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활동은 단순한 개발뿐만이 아니라 (핵탄두 미사일) 시제품 단계의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미 몇 가지 테스트를 마쳤는데 또다른 행동(발사)을 위해 발사대를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고 밝혔다.

◇ 일부에선 “복구가 발사 준비는 아니다” 견해도

그러나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설립자인 조엘 위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NBC가 방송 보도를 통해 주장한 것과는 달리 북한의 (동창리) 시설 재구축이 ICBM 실험 발사 준비와 일치한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인용된 CSIS 분석을 보면 어떤 것이 현장에서 그 사실(실험 발사 준비)와 일치하는 것인지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위트는 또한 “북한은 동창리 발사장에서 ICBM을 실험 발사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제쳐두더라도 이 사진이 발사 준비라는 것을 보여주려면 사진에 미처 다 보이지 않는 광범위한 활동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8노스를 운영하고 있는 안보 전문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한국 전문가인 제니 타운 연구 분석가도 트위터를 통해 “서해/동창리 발사대에서 탄도미사일은 지금까지 발사된 적이 없다”며 “지금 그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활동은 실험 발사 준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다만 공사(construction)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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