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은 6일(현지시간) 북한의 작년 곡물 수확량이 최근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의 북한주재 조정관인 타판 미시라는 “지난해 북한의 곡물 수확량은 495만t으로 1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생산량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낮은 수확량으로 인해) 상당한 식량 부족 현상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줄어든 수확량으로 북한 주민 1090만명은 영양실조, 질병의 위협에 처한 상황이라고 유엔은 설명했다. 이는 작년보다 약 60만명이 늘어난 인원으며, 북한 전체 주민의 43%에 달하는 수다.
유엔 측은 또 도움이 필요한 주민의 수가 늘어났으나, 단체의 자금 부족으로 인해 지원 목표 인원을 600만명에서 380만명으로 줄였다고 전했다.
미시라는 “(북한은) 세계에서 지원 자금이 가장 적게 모이는 국가”라며 “작년에는 도움을 요청한 주민 중 24%만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몇몇 기관들은 유엔의 북한 지원 프로그램 축소를 강요당했으며, 일부 기관은 프로젝트 폐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미시라는 “정치적인 요인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가로막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조치를 취할 수 없어 발생하는 인적대가는 헤아릴 수가 없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는 원조 활동에 대해서는 면제하고 있으나, 의도치 않은 지연과 과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빈곤 국가인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는 등 주민들의 인권을 경시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인권단체에서는 유엔 등의 북한 원조 프로그램이 정권의 불균형한 예산 투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북한은 재래식 농업기술과 질 낮은 비료 등으로 인해 세계 곡물 수확량의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 대부분은 험준한 산으로 경작하기에 적합한 지대는 단 20%에 불과하다.
지난해 7~8월에는 유례 없는 폭염에 이어 태풍 ‘솔릭’으로 인한 폭우와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쌀과 밀 수확량은 12~14%, 콩 수확량은 39%, 감자의 수확량은 34% 감소했다고 유엔 측은 설명했다.
지난달 유엔은 북한은 올해 140만t 상당의 식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시라는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은 면밀한 감시를 통해 취약 계층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을 그냥 내버려 둘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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